우주의 비밀을 푸는 열쇠로 꼽히는 암흑물질 후보인 액시온을 찾기 위한 국내 연구가 유의미한 진전을 이뤘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암흑물질 액시온 그룹 연구단 윤성우 CI 연구팀은 독자 개발한 다중 셀 공진기와 극도로 미세한 신호도 잡아내는 초전도 양자 증폭 기술을 결합해 고주파 대역에서 액시온을 탐색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실험 방식을 구현했습니다.
액시온은 우주 암흑물질의 유력 후보로 꼽히는 가설 입자로, 극도로 가볍고 주변 물질과 거의 상호작용하지 않아 직접 검출이 매우 어렵습니다.
존재가 확인되면 우주의 탄생과 구성 원리를 설명하는 데 결정적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액시온이 만들어내는 신호가 워낙 미약해 고주파 영역으로 갈수록 탐색이 더 어려워진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나의 공진기 내부를 여덟 개로 나눈 '8셀 공진기'를 새로 설계했습니다.
이 구조는 공진기 크기를 줄이지 않고도 더 높은 주파수를 다룰 수 있어 신호 세기를 유지한 채 탐색 범위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일본 RIKEN-도쿄대 팀이 개발한 양자 증폭 장치를 결합해 잡음을 최소해 기존 단일 원통형 공진기보다 약 3배 높은 주파수 영역에서도 안정적인 탐색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연구진은 새로 만든 공진기를 8테슬라 자기장, 영하 273도에 가까운 극저온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약 5.9GHz 고주파 대역을 정밀 탐색했습니다.
실험 결과, 탐색 대역에서 액시온 존재 신호는 관측되지 않았지만 미국 HAYSTAC 등 해외 선도 연구보다 약 2배 향상된 민감도를 달성해 세계 최고 수준의 탐색 성능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액시온 이론의 대표 모델인 'KSVZ 모델'이 예측한 신호 수준을 직접 검증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해, 해당 주파수 구간에서는 액시온 존재 가능성을 사실상 배제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윤성우 CI는 "다중 셀 공진기를 활용해 고주파 영역까지 탐색이 가능함을 실험으로 입증한 결과"라며, "탐색 성능을 최적화하고 국제 협력 연구를 확대해 액시온 탐색 영역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11월 17일자로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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