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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결국 신촌블루스뿐"…40주년 콘서트 앞둔 리더 엄인호 소감

기사입력
2025-09-12 오전 08:48
최종수정
2025-09-12 오전 08:4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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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간 밴드를 지키는 게 힘들지 않았냐고요? 제 인생 모토가 '뒤는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간다'예요. 지난 것은 지난 것이고 내일을 생각하면서 끌고 가는 겁니다."(엄인호)

그룹 신촌블루스는 한국 블루스 역사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팀입니다.

이들은 블루스라는 장르가 생소하던 1980년대 '그대 없는 거리', '골목길' 등의 명곡으로 블루스를 소개하고 대중화했습니다. 한영애를 비롯해 고(故) 김현식, 정경화, 이은미 등 걸출한 실력과 개성을 갖춘 보컬들을 배출한 팀이기도 합니다.

그 중심에는 1986년 결성부터 연주자이자 작곡가로 팀의 중심을 지킨 기타리스트 겸 보컬 엄인호가 있습니다. 앞날만을 생각하며 지난 40년간 신촌블루스를 이끌어왔다는 엄인호는 지금도 꿈을 꾸고 있다고 했습니다.

엄인호는 지난 10일 연합뉴스 사옥에서 신촌블루스 멤버들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나는 가진 것 없이 음악을 시작했고, 지금도 늘 후배들에게서 배우고 있다"며 "새로운 것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여전히 흥미진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년 데뷔 40주년을 맞는 신촌블루스는 오는 27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그간의 역사를 돌아보는 콘서트를 개최합니다. 엄인호를 필두로 현재 신촌블루스 소속으로 활동하는 보컬 제니스, 김상우, 강미희가 그룹의 대표곡을 들려줍니다.

팀의 원년 멤버인 이정선, '한송이 저 들국화처럼'을 부른 가수 박광현은 게스트로 출연해 의미를 더합니다.

엄인호는 "늘 하는 것이 공연이라 변화를 주는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면서도 "기존 신촌블루스 노래와 함께 신중현 선생님의 노래도 몇 곡 선보일 생각이다. 게스트와 함께하니 중간중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상우는 "각자 다른 매력을 지닌 가수들이 출연하는 옴니버스식 공연을 만날 수 있다"며 "2시간 넘는 공연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엄인호는 이번 공연이 지난 역사를 매듭짓고 또 다른 밑그림을 그리는 기점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무대를 준비하는 동시에 재즈 느낌을 더한 새로운 앨범을 구상하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그는 "재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뒤로 '재즈 앤드 블루스' 장르로 앨범을 내면 어떨까 하는 꿈이 생겼다"며 "나만 잘하면 될 것 같아서 한번 시도해 볼 생각"이라고 웃음 지었습니다.

엄인호와 신촌블루스는 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음악을 추구하는 열정을 원동력 삼아 역사를 이어왔습니다. 신촌블루스는 활동 초창기부터 외국곡을 커버하는 것이 일반적이던 시기에 직접 쓴 곡으로 뚜렷한 정체성을 구축했습니다.

엄인호는 "한때는 외국곡을 커버하고 그들에게 영향을 받기도 했으나, 갈수록 무대에서 외국곡을 부르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왕이면 신촌블루스다운 가요를 하자는 생각으로 노래를 만들었다"고 자부했습니다.

팀을 거쳐 간 가수들의 개성 있는 목소리도 그에게는 창작의 영감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김현식과의 무대가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고 떠올렸습니다.

엄인호는 "김현식은 함께 무대에 선 이들을 소름 끼치게 만드는 가수였다"며 "김현식이 (건강 문제로) 노래를 제대로 못 했을 때 한영애, 정경화가 다 같이 무대에 올라가 노래를 불러줬던 기억은 여전히 감동을 준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런 그에게도 팀을 유지하기가 힘에 부치던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신촌블루스가 그의 마음을 붙들었습니다. 팀 활동을 멈추고 미국으로 도망치듯 떠나 1년간 생활했다는 그는 2008년 보컬 제니스를 만나 열정을 되찾았다고 회상했습니다.

엄인호는 "당시에는 내 욕심대로 팀을 지루하게 끌고 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져있었다"며 "돌아와 보니 결국 신촌블루스밖에 없더라. 다시 한번 힘들더라도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제니스는 "미국에서 막 돌아온 선생님이 저를 좋게 봐주셔서 스카우트를 받았다"며 "첫 무대가 KBS '콘서트 7080'이었는데 너무 떨려서 눈을 감고 불렀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웃었습니다.

엄인호는 세월이 쌓이며 신촌블루스 멤버와 음악에도 변화가 생겼지만, 무대를 서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동료들과 하루하루 무대를 선보이며 앞으로의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50주년까지 갈지는 저도 모르지만, 무대에 설 수 있는 한 저는 끝까지 무대에 오를 겁니다. 무대에 못 서게 되는 날 엄인호도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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