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외원조를 축소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도 의약품 수출에 악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신풍제약[019170]은 작년 100억원 규모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미국 국제개발처(USAID)에 공급했지만 올해는 주문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라맥스는 2011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신약으로 허가받은 국내 자체 개발 말라리아 치료제입니다.
신풍제약은 2019년 7월 USAID와 피라맥스 조달을 위한 장기공급합의(Long Term Arrangement)를 체결한 이후 매년 계약 갱신 등을 통해 아프리카 국가 등 USAID가 지정한 곳에 피라맥스를 조달해 왔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재집권한 뒤 미국의 해외 원조를 대폭 삭감하면서 원조 업무를 담당하는 미국국제개발처(USAID)를 사실상 해체하면서 조달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신풍제약 측은 피라맥스 조달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하고 있지만 USAID 담당자가 해고된 뒤 공석 상태여서 답변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SD바이오센서는 2020년부터 USAID와 말라리아 신속진단키트 등의 공급 계약을 맺고 의약품 공급을 해왔지만 올해는 일부 품목의 공급이 보류된 상태입니다.
USAID나 지원단체를 통해 말라리아, 코로나19 진단키트 등을 공급해오던 엑세스바이오[950130]와 한때 USAID로부터 에이즈 치료제 '테믹시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던 셀트리온[068270] 역시 올해 USAID를 통한 조달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미국의 해외 원조 금액 610억달러(약 83조원) 중 절반은 USAID를 통해 지원됐습니다.
USAID는 1961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때 개발도상국 원조 확대와 구소련의 영향력 차단을 위해 설립된 기관으로, 연간 예산 428억 달러(62조4천억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개발협력 기구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출 감축 등을 이유로 대대적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하면서 전체 1만여명 직원 중 핵심 인력 약 290명만 남긴 채 국무부 산하로 통합될 상황에 처했습니다.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USAID가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어 빌게이츠재단 등 민간 기관 등을 통한 의약품 조달을 검토하고 있지만 예년 수준에 미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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