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A_1}<span><br></span>어떤 ‘공간’을 프레임에 담는다는게 쉬운 일일까. 더구나 쉼 없이 변화하고 뚜렷한 형태조차 없는 대상입니다.<span><br></span><span><br></span>과감하게 마주하고 셔터를 누르고 또 눌렀습니다. 매운 눈을 치켜 떠 지켜봐도 매번 달라, 늘 움직이며 떠돌지만 외면할 수가 없습니다.<span><br></span><span><br></span>나서 자라온 곳, 삶의 시작이자 끝이고픈 현장인 탓이기도 합니다. 찰나, 제주 바다의 모습을 담아 고요하지만 강렬하고 정적이지만 금새 새하얀 포말들이 부서져 날아갈듯 생생합니다.<span><br></span><span><br></span>지난한 바다와의 조우 끝에 만난 13점의 ‘바다’가 산지등대를 찾았습니다.<span><br></span><span><br></span>#{MEDIA_2}<span><br></span>박훈일 사진작가가 2006년부터 작업한 ‘바다’ 작품으로, 길다면 긴 시간 바다에 머물며 바다가 뿜어내는 냄새와 온도, 습도, 소리를 온몸에 품어 새겼습니다.<span><br></span><span><br></span>그렇게 뭍으로 온 ‘바다’는 누군가에 또다른 이야기를 풀어내려 합니다.<span><br></span><br>산지등대 내 전시공간은 8개의 작은 방으로 꾸몄습니다. 이른 새벽 검은 바위와 만나는 바다, 태풍이 오는 바다, 태풍이 막 제주를 빠져 나가는 바다, 모래사장에 눈이 쌓이고 내리는 바다까지 다양합니다.<span><br></span><br>또다른 방엔 매립된 탑동 방파제와 해안에 떠밀려온 쓰레기들을 찍은 사진과 바닷가에 버려진 플라스틱, 폐그물, 유리병 등이 설치되어 있습니다.<span><br></span><span><br></span>’우리’가 버린 쓰레기들로, 작가는 바다가 내는 소리에 귀기울여줄 것을 에둘러 말합니다.<span><br></span><span><br></span>#{MEDIA_3}<br>김지혜 사진평론가(미학)는 “온 생을 제주에 두고 작업해온 박훈일의 작품은 다르다(는 것이다). <span><br></span><span><br></span>그는 노골적으로 자본주의나 개발지상주의를 비판하지 않는다”며 “작품을 전개하는 그의 어조는 매우 건조하며, 객관적이다. <span><br></span><span><br></span>하지만 그 안에 담긴 애정과 그 애정을 품어온 기나긴 시간이 있기에 그 메시지는 어떠한 성명보다 강건하다”고 서사적인 사진세계가 전하는 온건하나 내심 강경한 기조를 끌어냅니다.<span><br></span><br>지난달 21일 산지등대복합문화공간에서 시작한 전시는 9월 13일까지 만날 수 있습니다.<span><br></span><br>고인이 된 김영갑 선생의 제자이기도 한 작가는 제주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탑동의 어제와 오늘’, ‘오름, 시간을 멈추다’, ‘기억;낯선 익숙함’, ‘중산간에 서다’, ‘바람, 나무와 꽃을 심다’, ‘오래된 시간의 공간 137’ 그리고 ‘바다’라는 제목으로 꾸준히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져왔습니다.<span><br></span> <span><br></span>현재 김영갑갤러리두모악을 지키며 사진작업을 하고 있습니다.<span><br></span><span><br></span>#{MEDIA_4}<br>
JIBS 제주방송 김지훈(
[email protected]) 기자
<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 300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