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사는데 만나는 모든 낯선 생기와 깊은 슬픔과 두려움은 그저 새로운 풍경이라서 그리 마음 쓸게 아닐지 모른다. 그래 이름을 불러본다. 가라앉은 모든 것을 다시 부른다. 모여 만지고 부비고 기린다. 더운 밥을 함께 나눈다. 이 비가 꽃이 되고 살이 되고 강이 되고 너가 되고 오늘이 된다” (2022.7.3 이진경) - 작가의 글 중에서</i><br><span><br></span>#{MEDIA_1}<br>때로는 작가의 태도와 관점이, 충분히 ‘다른 방식으로 존재함’을 가능하게 한다는걸 보여줍니다. 공간, 그 자체가 전시이자 작품인 전시입니다.<span><br></span><br>근현대사를 흘러온 문화와 역사의 기억, 떠오르는 생각들을 독창적인 글자와 그림으로 빼곡하게 채워내, 새삼 새롭습니다.<br><br>2022년 제주문화예술재단 우수기획으로 선정된 이진경 작가의 ‘먼 먼 산:눈은 나리고’전이 제주시 원도심, 동문시장 근처에 위치한 ‘아트스페이스·씨’에서 열립니다. 아트스페이스·씨의 올해 첫 기획전이자, 이 작가가 제주에서 펼치는 다섯 번째 개인전입니다.<span><br></span><br>역사 속 상처 받은 민중의 삶부터 동식물과 전통문화 등, 존재하면서도 일상에서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수많은 존재들을 치유의 시선으로 어루만져 온 작가입니다.<span><br></span><br>제주를 비롯해 험난한 삶을 살아낸 민중들에 대한 기억과 치유에 대한 염원, 나아가 새롭게 쓰여질 역사에 대한 희망을 작업에 담았습니다. <br><span><br></span>#{MEDIA_2}<br><b>공간이 하나의 작품..“제주 역사-풍경의 기억”</b><br><br>일차적으로, 독특한 공간 구성이 새로운 관람 경험으로 다가옵니다.<span><br></span><br>개별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하기 앞서 ‘커다란 기운’을 형성하도록 구성된 공간 자체에 주목합니다. <span><br></span><span><br></span>정치, 경제, 자연, 일상, 사회 등 다양한 의제들에 관한 이야기가 얽히고 설키면서 핵심적인 개념들 속으로 관통해 묻어 들어가도록 고안됐습니다.<span><br></span><span><br></span>#{MEDIA_3}<br>3층 전시장에는 제주 바닷가에 떠내려 온 목재들에 각각 ‘국가보안법’, ‘출륙금지령’ 등 문구가 쓰인 신작들과 동학농민운동을 이끈 주역으로 1898년에 처형당한 최시형에 관한 작업 ‘법대로’(2021) 그리고 4.3 등 제주 근현대사를 돌이켜보는 작품들로 구성했습니다.<span><br></span><span><br></span>지하 1층은 ‘제사상’(2021), ‘대추 떡’(1997), ‘모자반’(2018), ‘새참’(2014) 등 자연과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작품들이 함께 누리는 제의의 공간으로 마련됐습니다. 우리와 함께 했지만 먼저 간 영혼들을 기억하는 시간을 갖게 합니다. <span><br></span><br>하나의 공간에, 지나간 이들의 역사와 기운들을 담아 새겨낸 만큼, 작가는 느린 보폭으로 작품마다 이야기에 귀 기울여볼 것을 권합니다. <br><span><br></span>#{MEDIA_4}<br><b>'이아' 전시, 워크숍 등과 연계 운영</b><br><br>전시에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들도 함께 합니다.<span><br></span><br>8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원도심 아트위크 ‘오아우(OAW. Oldtown Art Week)’ 일환으로 예술공간 이아 2전시실에서 열리는 고길천 작가의 ‘붉은 구럼비’와 연계 운영될 예정입니다.<span><br></span><br>전시 개막일인 8월 3일 오후 4시부터 미술평론가 김종길과 임정희, 본 전시의 평론을 쓴 작가 고승욱이 패널로 참여하는 작가와의 대화 ‘사소함과 온생명 사이에서’가 진행됩니다.<span><br></span><br>8월 5일 오후 2시엔 씨앗매개자 강나루와 하는 워크숍 ‘씨앗바람’, 8월 6일 오후 1시 30분 ‘순이 삼촌’과 ‘변방에서 우짖는 새’를 쓴 현기영 소설가가 제주의 공동체주의에 대해 강연하고 오후 2시 30분 한홍구 교수(성공회대)가 ‘4.3과 조작간첩사건의 피해자들’ 주제로 강연을 이어갑니다.<span><br></span><span><br></span>#{MEDIA_5}<br><b>“생명에 대한 이해, 예술체험의 경계 확장” </b><span><br></span><br>16년여 간 전시 공간을 운영하며 국내·외 예술가들을 제주에 소개해 온 아트스페이스·씨 안혜경 대표는 “이 땅의 역사와 생명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는 현장이자 전시”라며 “이진경 작가 작품을 중심으로 전시장에 모여든 사람들이, 전시와 강연 그리고 워크숍을 경험하면서 우리들 삶을 온생명의 관점으로 소통하는 예술체험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습니다.<br><br>전시는 8월 3일부터 31일까지, 이 기간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관이며 낮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습니다. <span><br></span><span><br></span>전시 관람과 부대 프로그램 참여는 무료입니다. <span><br></span><br>씨앗매개자 강나루의 ‘씨앗바람:토종텃밭 워크숍’은 사전 신청자에 한해 참여 가능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트스페이스·씨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span><br></span><span><br></span>#{MEDIA_6}<br>강원도 홍천에서 작업하며 살고 있는 이진경 작가는 도쿄 현대미술관 12명의 세계 작가로 선정되며 금호미술관과 예술의 전당, 국립한글박물관, 광주시립미술관, 영국 Asia House와 Wolverhampton Art Gallery 등에서 다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개최했습니다. <span><br></span><span><br></span>2002년부터 쌈지 아트디렉터로 활동하며 로고, 공간 디자인과 ‘산돌쌈지농부이진경체’ 폰트를 제작했습니다. 제5회 고암미술상 수상(2020) 등 경력이 있습니다.<br>
JIBS 제주방송 김지훈(
[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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