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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둘러싼 관계, 또는 부재를 위한 존재의 다성악(多聲樂)적 변주

기사입력
2022-05-02 오후 6:26
최종수정
2022-05-02 오후 7:27
조회수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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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이현태 개인전 ‘구리개구리’
5월 12일까지 스튜디오126
영상·사운드 설치작 10여 점</b>

단순하게 쉽게 보면 태어나고 죽고, 만나고 이별하는 삶, 혹은 일상의 연속일텐데 더 깊이 들여다 봤습니다.

부재하나, 존재하고 그렇게 존재하는데 부재합니다. 우연이 필연이 되거나, 혹은 그 반대로 되풀이됩니다.

온라인의 소리와 영상을 오프라인으로 옮기면서 우연히 ‘발생’하거나 ‘발견’된 과정 자체가 소중한 경험이고 결과입니다.

일상과 생활 속, 의도하거나 혹은 의도하지 않은 경험, 관계들을 녹여낸 결과물을 스튜디오126, 공간에 풀어낸 이현태 작가의 개인전 ‘구리개구리’입니다.

자칫 말장난으로 치부해 버릴 수 있는 전시명 자체에 의미를 두고 보게 만드는 것도, 어쩌면 작가의 ‘의도 아닌 의도’에 휩쓸리는 출발점인 듯 합니다.

<b>소리·영상 설치 10여 점…“과정·경험이 의미”</b>

그렇게 소리와 의미가 충돌 또는 조화를 이루는 실험, 소통의 장으로 공간을 전면에 배치했습니다. 제법 무거울 수 있지만 역시 ‘126’의 공력은 녹녹찮습니다.

겹겹이 구성된 것만 5개 플레이리스트입니다. 다층위로 전개되는 소리와 영상이 의도 혹은 의도치 않은 ‘과정’을 거쳐 겹치거나 제멋대로 스며 들어도, 이미 시.공간의 경계에 걸쳐진 ‘126’은 제각각 사유들을 품어도 남을 만큼 넉넉합니다.

때문에 이현태 작가의 개인전 ‘구리개구리’와 스튜디오126의 조우 자체가 의도했건 그렇지 않건, 관람객에겐 색다른 변주로 다가올 것으로 보입니다.

<b>부재는 존재를 빛나게 하고...</b>

작가가 최근 ‘소중한 것의 부재’를 겪은데 주목한 권주희 스튜디오126 디렉터는 “매 순간 같은 것 없이 변화무쌍하고, 그런 점에서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 것, 필연적인 것과 우연적인 것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하나의 연주가 우리네 삶이 아닐까”라며 “한정된 시간 속에서 막연히 믿었던 것들이 ‘부재’라는 변화를 겪으며 진정한 가치에 대해 곱씹게 한다. 존재의 시간과 부재의 시간이 교차할 때 그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받아들인다”고 작품에 접근했습니다.

더불어 권 디렉터는 작가가 ‘시간’이라는 물리적 속성 안에서 관계하고 경험하며 발견한 소리들을 공간에 설치했다며, 그런 과정을 공유하며 실험하기 위한 일종의 ‘시간’적 개념으로 개인전을 규정합니다.

해서 “전시가 진행되는 동안 스튜디오126은 실험의 장소이자 소통의 장으로 기능한다. 작가와 관람객, 시공간이 모두 ‘과정상’에 놓인다. 그것은 직선으로 뻗어있지 않고 이러저리 움직인다”며 “관계와 변화 사이 상호작용하며 발생하는 사건들은 시각적이면서도 청각적 언어로 기록된다. (이현태) 작가는 음악, 시각, 언어, 시간, 공간을 실험하는 자신의 삶이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떠올라 스며드는 예술이기를 바란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현태 작가는 전시와 관련해 “내 삶의 터전에서 재료를 구하던 버릇이 들어서인지 지금도 나의 일상으로부터 실험 재료를 구한다”며 “지금은 일상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탐구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작가는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졸업(2008)후 호주 왕립멜버른 공과대학 Art in Public Space 석사(2012), 네덜란드 헤이그 왕립예술아카데미 Artistic Research 석사(2016) 등을 거쳐 ‘How to Retrieve’(Gallery KABK, The Hague 2015), ‘다다다’(문화공간 양, 제주 2020) 등 개인전과 프로젝트 ‘I'AM NOT ON THE BLACKLIST’(Ufer Studio, Berlin 2018) 등 다수 단체전을 가졌습니다.

전시는 5월 12일까지 스튜디오126, 매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일요일은 휴관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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