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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이 이리 달라서야"...'무사증' 빠지고 '관광 일상' 멀었다

기사입력
2022-04-06 오후 6:40
최종수정
2022-04-06 오후 9:25
조회수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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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국토부, 5월부터 제주공항 국제선 정상화
외국인 격리면제입국 등 “현행 인천서만”
항공사 노선 편성 ‘한계’…“제주보다 인천”
무사증제 해제 '건의'하지만 피드백 '감감'</b>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제주공항 국제선 운항이 2년 만에 재개됩니다.

무사증 입국은 여전히 막힌 상탭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외국인 등 ‘인바운드’(inbound)가 아니라, 해외여행 등을 나가는 국내 ‘아웃바운드’(outbound)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습니다.

대정부 조율을 서두른다면서, 또 지원책이라고 쏟아내곤 있는데 이 역시 내실을 기대할 수준이 아니라 당분간 상황을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토교통부가 연말까지 국제선 운항 규모를 2019년의 50% 수준까지 회복하는 '국제선 단계적 일상 회복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오늘(6일) 밝혔습니다.

5월 제주공항을 비롯해 무안공항, 청주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고 6월 김포와 양양공항이 기지개를 켭니다. 김해공항 국제선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재개됐습니다.

<b>국토부 “3단계 추진”</b>

정부는 그간 방역강화를 위해 축소했던 국제항공 네트워크를 다음달부터 6월까지 1단계, 7월부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감기화하는 앤데믹 상황의 2단계, 엔데믹 상황의 3단계로 나눠 정상화하기로 했습니다.

1단계에선 코로나19 이전 대비 운항규모가 8.9%로 축소된 국제선 정기편을 5월부터 매월 주 100회씩 대폭 증편합니다. 지난 4월 주 420회에서 5월 주 520회, 6월 주 620회로 운항을 늘리는 방식인데, 지금까지는 주 10회씩 늘리는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모든 국제 항공편 노선과 운항규모를 매달 방역당국과 협의해 결정하던게 다음달부터는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하게 국토부 항공 정책 방향에 맞춰 정기편 증편이 이뤄집니다.

정부는 현지 방역상황, 입국 때 격리면제 여부와 상대국 항공 정책의 개방성 등을 종합 고려해 빠른 여객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노선들을 중심으로 항공 네트워크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b>제주 “5월부터 국제선 운영”</b>

단절됐던 제주 하늘길이 드디어 열리게 됐습니다.

제주공항에서 국제선이 운영되는건 코로나19로 노선이 중단된 2020년 4월이후 2년 만입니다. 항공편 급감에 중국과 일본·태국·대만·말레이시아 등을 잇는 직항노선이 차례차례 끊겼습니다.

앞서 2020년 2월 4일부터 제주 무사증 입국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무사증제는, 제주특별법에 따라 관광 목적의 제주 방문 외국인은 사증없이 제주를 오갈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이처럼 하늘길을 오갈 수단, 제도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제주공항을 오간 제주기점 국제선 항공기는 도착 4편, 출발 84편 등 88편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만7,536편의 0.005% 수준에 그쳤습니다. 지난 2월은 ‘0’를 기록했을 정도입니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도 4만8,278명으로 코로나 발생 이전인 2019년 172만6,123명과 비교해 97%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다음달부터 제주공항의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면, 조금씩 관광 현장에 미칠 파급력도 생겨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b>“전세기편 우선 추진”</b>

실제 국토부 계획에 따라 다음달부터 제주공항에서 국제선 운항이 재개된다는 소식에, 지역 여행사들의 움직임은 바빠지고 있습니다.

일부 여행사들은 일찌감치 몽골와 동남아권 제주 직항 전세기 여행 상품을 판매해 왔는데, 추가 상품 개발과 모객 경쟁을 서두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태국, 라오스와 필리핀 등을 겨냥한 전세기상품을 준비 중이라는 고금환 N여행사 대표는 “해외 ‘아웃바운드’상품을 만드는 여행업체들에겐 희소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제주에서) 국제선 운항을 5월부터 재개하겠다고 발표한데 따라 여행업계에서도 코로나19 이전에 계획했던 전세기 사업들에 대한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더 규모를 확대해 선보일 수 있도록 상품들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 전세기상품으로 선보일 수 있을지는 항공사들의 움직임과 취항 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거기까지 이르기 위해선 상대방 국가의 상황과 ‘무사증’ 재개 여부가 우선 과제라고 보고 있습니다.

<b>외국 관광객 유치 ‘한계’</b>

앞서 살펴봤듯 무사증은, 제주를 찾는 외국인이 사증없이 제주를 오갈 수 있도록 한 제돕니다. 이게 없다면 외국인이 굳이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 현지에서 국내, 그것도 제주까지 올 이유가 없습니다.

국토부의 시나리오대로라면, 외국 관광객 제주 유치보다는 해외로 나가는 제주도민 등 내국인이 활용하거나 이들 대상 마케팅에 더 유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5월부터 진행될 제주공항 운영 조건 역시, 국내 예방접종완료자가 대상입니다. 입국격리면제와 마찬가지로,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려면 예방접종은 마쳐야 하는데, 정작 외국 관광객의 국내 입국에 대한 별도 조건 등은 제시된게 없습니다.

외국인들의 입국은 여전히 인천으로 한정된 상태입니다.

<b>항공사 정기노선 재개 “글쎄요”</b>

항공사들 역시 현재로선 굳이 제한된 제주 등 지방공항에 신경쓸 여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실 정기노선은 2년째 중단되고 중국과 일본 현지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정기편을 편성할 형편도 아니고, 인천 등 수요가 되고 증편되는 공항이 낫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전 제주와 중국노선을 운항했던 한 저비용항공사 관계자는 “기존 제주-중국노선은 지금도 여건이 좋지 않아 시도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애초 연말까지 50% 정도 노선 회복이다 보니 최대한 안정적일 때 노선을 편성할테고 자연 무사증 재개 등이 직항 등 정기편 편성 시점을 좌우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습니다.

현재까지 제주기점 노선 편성 등을 요청하는 항공사가 없는 것도, 이같은 상황의 연장선상으로 풀이됩니다.

<b>‘무사증 재개’ 등 안건 상정 건의</b>

정책 행보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제주자치도는 즉각 자료를 내고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 법무부를 찾아 제주무사증 일시정지 해제(건)안건의 중앙사고수급본부(중수본) 상정을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전세기 유치와 직항노선 재개 인센티브 지원안을 마련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 수요 회복을 준비하고 있고, 제주 관광 홍보 마케팅도 병행해 해외 관광객 수요 창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딱 여기까집니다.

<b>전세기 지원 효과 ‘불투명’</b>

행보가 바빠보이기는 하지만, 실제 들여다 보면 실효성을 점칠 부분이 당장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전세기 인센티브만 봐도 업계 등의 체감도를 높이기가 어려워 보이기 때문입니다.

제주관광공사의 경우 최근 외국인 관광객 접근성 확충 지원사업 시행공고를 냈습니다.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재개때부터 부정기 직항노선 대상, 전세기 등 운항과 아웃바운드 모객 광고에 대해 지원하는 내용인데, 전세기 지원을 받기 위한 전제가 ‘외국인 50% 탑승’입니다.

현재 제주공항 국제선 운영 내용이 ‘아웃바운드’ 대상인데다, 갔다 오는 항공편은 ‘0’로 와야할 상황인데 인센티브를 받을 상황이 될리 만무합니다.

아웃바운드도 당장 상품 구성에, 출시 시점 등을 언급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제주 여행업체들도 5,6월쯤을 예상하고 준비는 하지만, 당장 상품 모객이나 출시 시점 등에 대해 난감한 입장이라며 신중을 기하는 상황입니다.
상품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일정 등에 대해선 보여주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한 해외여행 전문업체 대표는 “해외여행 관광객을 싣고 나갔다가, 빈 좌석으로 들어와서는 딱히 수익을 기대할 상황이 아니”라며 “나중에 리스크가 발생하면 당장 환불 등 부담이 커질 상황이라 무사증이나 절차 개선 등을 지켜보고 항공사 계약 등을 추진하려 한다”고 앞으로 계획을 전했습니다.

<b>단계적 회복 기대하지만...</b>

외국인 관광객 상대 업계들의 기대감은 불거지고 있습니다.
당장 유치 문호가 확대된 아니더라도, 직항 재개 기점은 마련된 만큼 이를 계기로 절차 개선 속도를 높이는데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면세점 1위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의 경우 현재까지 매출은 3월 초·중순 대비 50%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됩니다. 물론 전국 기준입니다.
제주만 두고 보면, 큰 증감폭은 없습니다.

윤남호 롯데면세점 제주 부점장은 “입국격리면제 등이 사실 인천 등이 중심이 되면서, 이를 통해 유입되는 일부 외국인 등 매출이 잡히고 있다”며 “지역면세점 입장에선 매출이 줄면 줄었지 크게 늘어난 부분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정부의 국제선 단계적 일상회복 발표에 면세점과 여행업계에서는 바라던 첫 신호탄으로 생각하고, 더불어 중지되었던 무비자 사증의 부활을 더욱 바라는 입장”이라며 “이에 맞춰 임시 휴업 하던 면세점 브랜드들도 영업을 재개하고 이용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모션활동등을 준비 하려 하고 있다”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또다른 면세점 관계자도 “면세업 회생을 위해선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오는 것이 관건인데, 면세 매출비중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국내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문제“라며 ”당장 업계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 우선은 정부 방침에 희망을 걸면서도, 다각적인 채널을 통한 수요층 확대 방안과 앞으로 마케팅 전략을 고민중“이라고 말했습니다.

<b>결론은 ‘무사증 재개’</b>

이렇게 국제선 운영이 시작되는걸 기점으로 면세점 매출 개선은 물론 브랜드 입점업체들의 고용 증진부터, 외국인 카지노들의 매출 회복 등 파급효과 기대감은 불거지고 무사증 재개 등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계속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제주공항의 경우 물론 지정면세점이 있지만, 외국인 관광이 활발해지면 공항 출국장 면세점 역시 제기능을 하고 매출 회복이 더해질 것으로 점쳐집니다.

이 모든게 제대로 이뤄지기 위한 조건은 결국 외국인 유치, 이를 위한 ‘무사증 재개’로 귀결되는 셈입니다.

국토부의 단계적 운항편 확대 추이와 함께, 사증발급 확대 등 여러 정책 판단의 여지를 감안할 때 앞으로 제도 개선 향방은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입니다.

더불어 항공사 등에서 유전자증폭(PCR) 검사 면제도 지속 제기하지만, 지방공항은 격리 체계 미비 등 이유로 백신 미접종자 이용이 엔데믹 이전까지는 계속 제한될 것으로 전망돼 이역시 보다 심도있는 논의가 요구됩니다.

2년여 닫혀있던 해외 하늘길이 열리며 '관광 일상'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작 실효성을 담보할 '무사증'은 빠지고 현장 체감도는 떨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가시질 않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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