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일생을 바쳤던
애국지사들은
어떤 책들을 즐겨 읽었을까요?
감옥에 지내면서도
도서실을 만들어
책을 봤는데
미국의 독립사를 다룬 도서를
가장 많이 빌렸습니다.
새롭게 밝혀진
독립운동가들의 옥중생활
김세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구한말 서울의 구치소 역할을 한 한성감옥의 도서대출 장부입니다.
약 120년 전인 1903년부터 1년 8개월 동안 빌려간 책들과 대출자들의 이름이 143쪽에 걸쳐 남아 있습니다.
이상재,이승만,이준 열사 등 독립운동의 커다란 족적을 남긴 인물들이 대거 등장합니다.
이들이 앞다퉈 가장 많이 찾은 도서는 캐나다 선교사가 쓴 유몽천자로 45명이 빌렸습니다.
이 책은 미국의 독립운동사를 다뤘는데 김구.이상재.이승만 등 내노라하는 독립운동가들이 모두 읽었습니다.
다음으론 프랑스혁명 등을 다룬 태서신사로 역시 거물급 인물들이 거의 대출했으며,외국 열강의 정세 등을 담은 책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민족의 자주독립과 민주주의를 향한 독립운동가들의 열망이 대출된 책의 목록으로도 충분히 드러나 있는겁니다.
▶ 인터뷰 : 한시준 / 독립기념관장
- "서구의 역사, 혁명 이런 관련된 책을 보시면서 자주독립의 의지를 굳히고 대한제국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고민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성감옥 도서실은 고종 폐위사건으로 투옥된 이승만 전 대통령이 선교사의 도움으로 책 250여건을 기증받아 설립됐습니다.
당시 감옥에 도서관과 독립과 혁명사를 다룬 책이 소장될 수 있었던건 일본의 식민지가 되기 직전 어수선한 시대 상황으로 가능했습니다.
신문물을 소개하는 책자가 많다는 소문에 외부의 지식인들도 몰려와 대출도 하고 토론도 하며 미래 독립운동의 토대를 닦는 산실이 됐습니다.
▶ 인터뷰 : 윤소영 / 독립기념관 연구위원
- "새로운 국가를 수립하기 위한 꿈과 방향성 이런 것들을 모색하기 위해서 이런 독서를 했었습니다"
조국의 운명이 풍전등화 같던 시기,비록 몸은 갇혔지만 민족의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준비했던 독립운동가의 굳센 기상을 이 도서대출 장부가 말해 주고 있습니다.
TJB 김세범입니다.
(영상취재 김일원 기자)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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