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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오래된 것들을 기억하기 위한, 어느 사진작가의 소소하나 결코 사사롭지 않은 박물도감

기사입력
2022-03-17 오후 6:26
최종수정
2022-03-17 오후 6:40
조회수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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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정요택 3회 개인전 'Hello Friends'
18일부터 31일까지 아트인명도암​</b>

사물에서 자연에서, 움직이는 형상에서 가끔 잊고 있었나 싶은 자신만의 ‘기호’를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언어의 한계에 다다랐는지, 당장은 표현할 방법이 막막할 땐 순간 움찔해지기도 합니다.
무언가 ‘같기도’ 하고 ‘닮기’도 한데 막상 이름을 붙이려니 막연해지는거죠.

그래서인지, 이런 작가의 선택은 무척 현명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한데 모아 이미지로 접근해, 현실에서 가능한 선에서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살짝 상상력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보이는 자체가 기호가 되고, 말과 사물이 하나가 됩니다.

'기표'나 '기의', 묶어 '기호'랍시고 굳이 어렵게 돌고 돌아가는 번거로운 절차는 가뿐히 뛰어 넘었습니다.
뒤섞인 말과 사물, 거기에서 '세계의 산문'을 유추해낸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를 대입하기에는 사뭇 거창해 보이긴 하나 어쩌겠습니까.
사물 자체를, 언어처럼 제 수수께끼를 감추고 드러내는 것으로 짐작했듯이, 작가 역시도 보여지는 그대로 형상을 건져 올려 이미지로 펼쳐냈습니다.

<b>세 번째 개인전..."세월의 흔적, 렌즈에 담아"</b>

그간 몽돌과 물결, 파도 등을 렌즈에 담았던 작가의 시선이 주변 폐건물들로 옮겨지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정요택 작가는 바닥에 널부러진 철판들 사이에서, '뛰놀고 있는 아기 돼지'를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이후 1년여 일상에 흩어진 철재, 녹슬어 헤진 표면에 맺힌 ‘동물 친구'들을 찾아 다녔습니다.

그렇게 오래되고 활용 가치가 떨어진 철로 된 재료 표면에서 포착한 세월의 흔적, 그리고 애정 어린 시선이 교차한 결과들입니다.

그 이미지들을 통칭해 '헬로우 프렌즈(Hello Friends)'라고 명명하고 세 번째 개인전에서 소개합니다.
굳이 따로 이름을 붙이지 않았습니다.
20여 점의 사진 안에 숨어 있는 '무엇’이 또다른 사유와 상상력을 만나길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b>"생명에 대한 소중함 전하고 싶어"</b>

작가는 "생명력이 다해가는 철에 나타난 그림 같은 표면을 바라보며 점점 사라져 가는 동물 친구들의 모습, 또는 이미 멸종되어 버린 공룡의 모습을 통해 생명에 대한 소중함을 말하고 싶었다"고 전시 취지를 전했습니다.

전시는 제주시 아트인명도암에서 18일부터 31일까지 이어집니다.

제주대 산업디자인학과, 한양대 디자인 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각종 개인전과 초대전·단체전들에 참여하고 한국미술협회와 제주도미술협회, 제주도디자인협회, 한국디자인문화학회 회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현재 디자인전문회사 디몽 대표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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