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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밈, 후에 드러나는 ‘겹’의 미학…어떤 내밀한 사유의 '숨은그림 찾기'

기사입력
2022-03-15 오후 6:50
최종수정
2022-03-15 오후 8:28
조회수
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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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덕식 개인전 '뚜벅이'
<b>현덕식 개인전 ‘뚜벅이’ 20일까지 스튜디오126
회화 50여 점, “일상, 관계에 대한 바람 담아”</b>

수없이 겹쳐진 색색의 스밈. 쓸고 닦아내니 드러납니다. 장지기법 하나만으로도 주목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견고한 종이 위, 겹겹이 색을 쌓고 깔아 판을 만들었습니다.

수십 번 색칠을 통해 밑의 색이 나오되 색을 통해서 스며 나오고, 얹혀지는 색은 본연의 색 이전에 장지에 스밈에서 비롯되는 색들입니다.

‘너그러운’ 간섭과 포용의 과정에서 빚어진 색들의 조화, 쉬이 짐작하기 힘든 깊이감마저 느껴집니다.

층층을 '새겨내듯' 닦고 닦았더니, 떠오른게 '뚜벅이'라고 합니다. 짐짓,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던듯 너무도 태연한 표정이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그 마음, 속을 읽는건 순전히 관람객의 몫이 되어 버립니다. 그렇게 진솔하게 자신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기를, 작가는 오늘도 부단히 ‘닦고’ 또 ‘보여’ 줍니다.

제주시 원도심에 있는 ‘스튜디오126’에서 진행되는 제12회 현덕식 작가의 개인전 ‘뚜벅이’입니다.
2022 제주문화예술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에 선정돼 마련된 전시에서는 5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작가는 색을 덮고 닦아내는 과정, 장지기법의 도입을, 그려내고 싶은 이미지에 특화된 자신의 방식이라고 말합니다.

“스스로 인간의 내면에 자리한 본질을 사유하고자 했다”며 “올해 16년차, 실수한 것을 지우고 감추기 위해 시작한 이 기법이 오랜 시간이 지나, 본질을 보기 위함으로 그 쓰임이 바뀌었다”고 토로합니다.

그런 ‘뚜벅이’는 일종의 마음에서 끄집어 낸 형상이 투사된 상징적인 결과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뚜벅이’ 작업에 대해 작가는 “사람들과 관계나 반복되는 일상이 주는 지루함과 답답함, 이런 관계가 축적되고 반복되면서 생기는 초조함을 말하고자 했다”며 “작품을 마주한 관람객들이 잊혀진 지난 날을 회상하며 각자의 진솔한 모습을 상기시킬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전시무대는 1930년대 옛 목조주택에 터를 잡은 ‘스튜디오126’입니다. 현재로 소환된 기억 속의 공간들은, 현실의 속도감을 잠시 늦추고 자연스레 ‘뚜벅이’에 보폭을 맞춰볼 것을 권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스튜디오126’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시는 20일까지입니다.

제주대학교 미술학과, 중앙대 일반대학원 한국화학과를 졸업한 작가는 현재 그룹‘연(緣)’회원으로 섬-여백전, 한국미술협회 제주도지회, 제주한국화협회, 제주청년미술작가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38회 제주도미술대전 한국화 대상(2012), 입선, 선정작가상, 제3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입선(2015) 등 다수 수상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 ([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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