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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풍경’ 혹은 어느 좋은 날들의 ‘기억’에 바치는 오브제

기사입력
2022-03-12 오후 5:19
최종수정
2022-03-12 오후 5:59
조회수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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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현민정 개인전…3월 15일~26일 심헌갤러리
“천연염색, 바느질작업으로 기억 속 풍경 엮어”</b>

스스로 깊은 무의식을 촘촘하게 훑다 건져올린 기억들입니다. 잿빛 물결의 추억인데 옮겨 오니 황토 색감, 따스한 파도로 몸을 휘감아옵니다.

이 섬이 그렇습니다. 가만히 있어 좋고 나다니면 색색이 고운 풍광이 눈에 새겨져 설레었습니다.

오래 담아 형상 정도 남았을 그때 그 시공간들이건만, 작가는 온갖 기억의 흔적들을 날줄 씨줄 정성껏 엮어 되살려냈습니다.

직물의 정형성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선과 면으로 펼치고 맞물립니다. 따로 놀던 추억의 편린들은 그렇게 부피감까지 갖고선 현실로 발현됩니다.

박음질에도 문득 틀을 뚫고선 넘칠 듯이 깊이감을 품은 너울부터, 수평선 또는 지평선 너머 오름 혹은 작은 산봉우리는 선으로 구획됐지만 그 품은 넉넉합니다.

반복적이지만 균일하지 않은 점 또는 단선의 패턴들은 저마다 부유하면서 시선을 잡아끄는 유희의 매개가 됩니다.

화려한 듯하나 경박하지 않은 따스한 색감을 주조로, 작품 곳곳에 세심한 또는 정겨운 사물들을 배치해 자칫 심심할 수 있는 구도에 재미를 더했습니다.

작가는 “어느 날에는 설레임을, 어느 날에는 외로움을, 어느 날에는 포근함을,어느 날에는 삭막함을, 또 어느 날에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 깊은 감동을 주는 날도 있다”며 “매일같이 일렁이는 마음, 코 끝 익숙한 바다냄새 가득한 바람이 불어올 때면 생각이 깊어진다”고 말합니다.

심장 박동따라 바람의 온도를 느끼고 노을마저 하루가 다르게 비춰질 만큼 나날을 감동으로 끌어 안았구나, 미뤄 짐작해볼 뿐입니다.

현민정 작가의 ‘제주에 부는 바람’전 입니다. 스스로 “사람과 자연이 동화되는 천연염색법과 자유로운 바느질작업을 추구”한 결과물을 모았습니다.

작가는 “마음 속 그려지는 삶의 기억들을 꺼내 제주의 색을 표현하는 섬유작업을 하고 있다”며 “떠나본 적 없는 제주에서의 삶의, 인상 깊었던 기억들에 기대어 하는 작업들에 보는 이의 마음도 일렁이기를 바란다”고 전합니다.

소소한 바람이 깃든 작품들은 3월 15일부터 26일까지 제주시 심헌갤러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제주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섬유 전공)를 졸업한 작가는 부산 텍스타일 대전 입선(2012)을 시작으로 개인전과 교류전 등 다양한 전시를 통해 꾸준히 대중들과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현 카민아트팩토리 대표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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