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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낯선 습지의 기억에 관해 “함께 바라보길 권함”

기사입력
2022-02-27 오후 5:19
최종수정
2022-02-27 오후 5:57
조회수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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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이광호 개인전’ 갤러리2 중선농원 3월 12일까지
뉴질랜드 케플러 트랙 습지 담은 신작 6점 공개</b>

이번엔 중선농원입니다.

그립지만, 가지 못하니 불렀습니다.

뉴질랜드 남섬, 장장 60Km에 이르는 루프 트레일이라는 케플러 트랙, 그 길 한 켠의 습지 풍경들이 갤러리2 중선농원 벽을 여유있게 혹은 촘촘히 채워 들어섰습니다.

'선인장' 시리즈 등 사실주의적 회화로 잘 알려진 이광호 작가입니다. 두 차례나 직접 보며 둘러본 뉴질랜드 습지 풍경을 화폭에 옮겼습니다. 작품 6점 모두 2018년 작가가 뉴질랜드 여행 중에 마주했던 케플러 트랙 습지라고 합니다.

습지의 수면, 식물들의 느낌을 잘 살려내기 위해 긁어내는 기법을 동원했습니다. 덜어내고 또 깎아 펼치고 덧바르니 두드러집니다. 시선에 한가득 차올랐던 그림 같은 풍경, 희열의 경험을 어떻게 공유해볼까 하는 고민의 결과물인 셈입니다.

낯선 이국, 습지의 시간들을 기대 반 긴장 반 조우하는 것도 잠시, 저나 나나 중선농원의 특유의 느림 속에선 절로 한 호흡에 묶여 버립니다. 느림도 미학이 되는 농원의 시간 안에서 케플러 트랙 너른 습지의 기억은, 그렇게 여유있게 숨을 고르며 회상의 실타래를 풀어냅니다.

날리는 풀, 어느 구석 물색 하나도 같지 않은 그림, 그림들. '보는 것'만으로도 채워지는 충족감. 한참을 멈춰 풍경에 빠진 작가의 모습이 이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갤러리2 중선농원은 “작가는 습지에서 경험한 것이 관람객들에게 그대로 전달되길 바라고 있다”며 “자연과 자신이 서로 마주보는 순간에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지만 그때 몰려오는 외로움은 그 아름다움에 공감해 줄 누군가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광호 작가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서울대 대학원 서양화과를 졸업했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전공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전시는 3월 12일까지 제주시 갤러리2 중선농원, 관람은 화요일조차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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