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재활용 플라스틱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하지만.</b>
커다란 기계가 쉼 없이 돌아가며 실을 뽑아내며 티셔츠를 만들어냅니다.
한 의류업체 공장의 모습으로 원료는 투명 플라스틱 페트병입니다.
플라스틱 재활용 원단이지만 기술개발을 통해 일반 원단과 비교해 무게나 신축성에서 더 나은 품질을 보이기도 합니다.
재활용된 플라스틱 페트병이지만, 일반 재활용품 수거장에서 가져온 페트병은 아닙니다.
별도 업체와 계약해 가정에 배달되는 생수병이 재활용품 수거장으로 가기 전, 가정에서 직접 회수해 원료 공장으로 보냅니다.
일반적으로 분리배출된 플라스틱 페트병은 상당수가 오염돼 있는데다 직접적인 원료로 쓰기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동안 우리나라에서의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 제품은 그동안 주로 외국에서 수입한 페트병을 쓰곤 했습니다.
사실상 외국의 쓰레기를 수입한 셈이죠.
플라스틱 배출과 수거, 재활용에 있어 아직까지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지 않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이 업체 대표는 "분리수거 자체로는 원료로 쓰이지 못하고 있다"며 "재활용할 수 있는 하치장을 별도로 만들어 경제적으로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전했습니다.
<b>조금씩 나타나는 변화들</b>
서귀포시의 한 초등학교 등굣길. 학생들마다 손에는 커다란 가방을 들고 있습니다.
가방 속에는 깨끗하게 씻고 라벨을 떼낸 찌그러진 페트병이 한가득입니다.
이날 1학년부터 4학년 학생들이 모아온 투명 페트병은 100L 비닐이 50여 개나 됩니다.
이 학교에서는 한 달 동안 진행한 투명 페트병 모으기 캠페인의 모습입니다.
캠페인에서는 학생들이 단순히 투명 페트병을 모아오는 것을 넘어 투명 페트병을 왜 깨끗하게 따로 버려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도 진행됐습니다.
아이들로부터 시작된 작은 변화였지만, 어느덧 가족 전체의 생활 습관을 바꾸는데 이르렀습니다.
한 참여자의 학부모는 "우리 가족은 투명 페트병을 깨끗하게 버리는 것이 습관화 됐다"며 "가정에서부터 작은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b>제도적 뒷받침 마련돼야</b>
제주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도개발공사는 지난 2018년부터 삼다수 페트병 무게를 1.5g 줄였습니다. 지난해까지 3년 동안 플라스틱 발생량을 1,000톤 정도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투명 페트병 수거율을 높이기 위해 비닐 라벨을 없앤 무라벨 삼다수 제품을 생산해 유통에 들어갔습니다. 2030년엔 플라스틱 사용량을 절반까지 줄일 방침까지 세웠습니다.
하지만 생수병 재사용까지는 아직 다다르지 못했습니다.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선 재사용이 가장 효과적일텐데 규제에 막혀 있습니다.
재활용 공정상 오염 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고, 재활용 페트병을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포장 용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유럽처럼 재가공해 사용하려 해도 관련법이 먼저 개정돼야 하는겁니다.
개발공사 역시 법안이 제정되면 재생페트를 먹는샘물 생산에 적용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해양쓰레기는 해양수산부가 담당하고 플라스틱 폐기물은 환경부가 담당하고 있어 입법은 쉽지 않은 상황, 그래서 제주특별법을 통해서라도 플라스틱 재활용을 높여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강진영 제주연구원 연구위원은 "1회 용품에 대해서 어느정도 점검할 수 있는 지침이 필요하다"며 "어느정도 정책화가 되면 조금 더 강한 단계로 접근해 제도화하는 부분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전했습니다.
일상생활과 산업 전반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만큼, 이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해 보입니다.
JIBS 제주방송 조유림 (
[email protected])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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