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김 여사 일가의 집사로 불린 김예성씨 관련사에 수십억원을 투자한 카카오모빌리티·HS효성·한국증권금융 등을 겨냥해 14일 본격 수사를 예고했습니다.
특검팀은 이날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조현상 HS효성 부회장,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게 17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석하라고 통보하면서 김씨와 관련된 '수상한 투자' 경위를 정조준했습니다.
김씨가 임원으로 있던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 모빌리티는 2023년 6월 사모펀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를 통해 184억원의 투자금을 모았습니다.
2023년 초 순자산(556억원)보다 부채(1천414억원)가 커 사실상 자본잠식이라고 평가받는데도 거액이 모여 투자 유치 과정이 석연찮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카카오모빌리티 등의 투자금을 유치한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는 김씨의 차명회사로 의심받는 이노베스트코리아라는 회사 지분 매입에 46억원을 쓰면서 김씨가 '엑시트'를 성공하는 방향으로 돈이 흐른 게 아니냐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습니다.
특검팀은 금융권과 대기업이 투자상 손해를 보더라도 김 여사와 관련이 있는 회사에 자금을 넣어 각종 형사 사건과 오너 리스크 등을 해소하려 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30억원을 투자한 카카오모빌리티는 투자 수개월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택시 플랫폼 카카오T의 운영 과정에서 배차 알고리즘을 은밀하게 조작했다는 혐의를 받아 20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투자금 집행 직후인 2023년 7월에는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를 겨냥해 가맹사 이중계약에 의한 매출 부풀리기 의혹 조사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4개 계열사를 통해 35억을 투자한 HS효성에는 언론을 통해 조 부회장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국의 처벌을 피하기 위한 '보험성 투자'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투자에 나선 기관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투자금을 집행한 곳은 한국증권금융(50억원)입니다.
국내 유일한 증권금융 전담사로, 투자 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한국증권금융이 영업 상황이 좋지 못했던 IMS 모빌리티에 거액 투자를 감행한 배경에도 의구심 섞인 시선이 따랐습니다.
투자가 이뤄졌던 시기 이들 기업·기관 수장을 맡았던 인사들을 동시에 부른 특검팀은 석연찮은 투자금 집행의 대가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입니다.
IMS 모빌리티와 오아시스에쿼티파트너스 측은 투자가 김 여사나 김씨와 무관하다는 입장입니다.
해당 기업·기관이 정치적 영향력이 아닌 사업적 이해관계를 보고 결정했다는 것입니다.
IMS 모빌리티 측은 HS효성그룹의 계열사인 더클래스 효성이 메르세데스-벤츠 공식 딜러인 만큼, 렌터카 시장을 공략하는 회사와 시너지가 고려돼 투자가 이뤄진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택시 플랫폼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도 최근 렌터카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회사 측 중개 플랫폼을 도입해 상생 관계가 형성된 게 투자 배경이라며 의혹을 반박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도 사업적 협력 관계를 고려했다며 '뇌물성' 투자라는 일각의 의혹을 부인했다. 한국증권금융도 재무적 관점만 따져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이들 투자가 회사 경영 관점에서 합당한 것이었는지, 그 과정에서 최고 경영진의 판단에 영향을 준 요인이 무엇인지 여부는 특검 조사를 통해 가려질 전망입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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