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순수출 각각 성장률 0.3%포인트 견인…건설투자는 감소
반도체 가격 상승에 실질 GDI 15.6% 급증…38년 3개월 만에 최고
한국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2분기 0.6% 성장했습니다. 중동 전쟁과 국제유가 상승에도 한국은행이 예상했던 성장률의 세 배를 기록했습니다.
한국은행은 23일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이 직전 분기보다 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5월 한은이 제시한 전망치 0.2%를 0.4%포인트 웃도는 수치입니다.
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0.1%에서 올해 1분기 1.8%로 크게 반등한 데 이어 2분기에도 증가세를 유지했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7% 성장해 1분기의 3.8%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2분기에는 중동 지역의 군사 충돌과 국제유가 상승이 경기 하방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충격을 상쇄했습니다.
민간소비는 상품과 서비스 소비가 모두 늘어 직전 분기보다 0.4% 증가했습니다. 정부소비는 건강보험 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0.2% 늘었습니다.
투자 부문에서는 업종별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건설투자는 토목공사 부진으로 0.2% 감소했지만,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기계류를 중심으로 0.2% 증가했습니다.
연구개발과 소프트웨어 등에 쓰이는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3.3% 늘었습니다. 2012년 1분기 5.4%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입니다.
수출은 반도체와 기계·장비를 중심으로 1.4% 증가했습니다. 수입도 자동차와 기계·장비 수요가 늘면서 0.8% 확대됐습니다.
전체 내수는 2분기 성장률을 0.3%포인트 끌어올렸습니다. 수출 증가 폭이 수입보다 컸던 영향으로 순수출도 성장률에 0.3%포인트 기여했습니다.
내수 가운데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0.2%포인트였습니다. 정부소비와 건설투자, 설비투자의 기여도는 각각 0%포인트로 집계됐습니다.
업종별로는 반도체가 포함된 컴퓨터·전자·광학기기의 호조에 힘입어 제조업 생산이 1.2% 증가했습니다.
서비스업은 도소매와 숙박·음식업, 금융·보험업, 정보통신업을 중심으로 1.1% 성장했습니다.
반면 건설업은 토목공사 감소로 1.9% 줄었습니다. 전기·가스·수도사업은 1.3%, 농림어업은 재배업과 어업 부진으로 7.1% 감소했습니다.
국민의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내총소득은 더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습니다.
1분기 증가율 13.2%를 넘어 1988년 1분기 16.4% 이후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3.7%와의 격차도 1분기보다 확대됐습니다.
실질 국내총소득은 국내 생산으로 벌어들인 소득으로 실제 얼마나 많은 상품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수출품 가격이 오르면서 같은 양을 수출해도 더 많은 수입품을 살 수 있게 된 교역조건 개선이 국내총소득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다음 달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때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 증가율을 포함한 경제 지표를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예상보다 강한 성장과 구매력 개선이 통화정책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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