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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나는 과학] "돌출 렌즈없이 140도까지 선명하게"…초박형 카메라시대 연다

기사입력
2026-04-07 오전 10:17
최종수정
2026-04-07 오전 10:17
조회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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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시각 원리로 '두께·화질' 난제 동시 해결
내시경·웨어러블·로봇까지 적용…영상기술 패러다임 전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가 점점 얇아지면서 오히려 '튀어나온 카메라'는 기술 발전의 역설적인 한계로 지적돼 왔습니다.

고화질과 광각을 확보하려면 여러 장의 렌즈를 겹쳐야 하고, 이렇게 되면 카메라 모듈은 두꺼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제약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초소형 기기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치명적으로 작용해 성능을 높이려면 크기를 키워야 하는 '물리적 한계'가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얇으면서도 넓은 시야와 고해상도를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나왔습니다.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정기훈 교수와 전산학부 김민혁 교수 공동 연구팀이 곤충의 시각 원리를 적용해 머리카락 굵기에 가까운 1mm 이하의 초박형 구조에서 사람의 시야를 뛰어넘는 140도의 넓은 화각을 자랑하는 '광시야 생체모사 카메라'를 개발했습니다.


◆ "렌즈 쌓을수록 두꺼워진다"…기존 카메라 구조의 한계

KAIST에 따르면, 기존 광각 카메라는 높은 성능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렌즈를 겹쳐 사용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해상도와 왜곡 보정에는 유리하지만, 기기 두께 증가라는 한계를 피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렌즈를 줄이면 두께는 얇아지지만, 화질 저하와 시야 제한이 발생합니다.

즉, '두께'와'성능'은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상충 관계였습니다.

◆ 해법은 자연에 있었다…곤충 '분할 시각' 원리 적용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기생 곤충인 제노스 페키(Xenos peckii)의 시각 구조에 주목했습니다.

일반적인 곤충의 겹눈은 넓게 볼 수는 있지만 해상도가 낮고, 단일 렌즈 기반 카메라는 해상도는 높지만 시야가 제한됩니다. 반면 제노스 페키는 여러 개의 눈이 각각 장면을 나누어 촬영한 뒤, 이를 하나로 합쳐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드는 독특한 방식으로 시각 정보를 처리합니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카메라 설계에 적용해 여러 개의 소형 렌즈가 동시에 촬영하고 이를 통합하는 구조를 구현했습니다.

이 방식은 기존 겹눈 카메라의 낮은 해상도 문제와 단일 렌즈 카메라의 좁은 시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됩니다.

◆ 기술 핵심…"나눠 찍고 하나로 합친다"

공동연구팀은 각기 다른 방향을 촬영하는 다수의 초소형 렌즈 배열을 설계하고, 이를 하나의 영상으로 정밀하게 결합하는 알고리즘을 구현했습니다.

특히 렌즈 형태와 광 입사 위치를 정교하게 조정해 화면 가장자리까지 흐림 없이 균일한 화질을 확보했습니다.

그 결과, 중심뿐 아니라 주변부까지 선명한 고품질 영상이 구현됐고, 가까운 거리에서도 안정적인 촬영이 가능한 성능을 확보했습니다.

◆ 성과…"두께 1mm 이하에서 140도 시야 확보"

이번에 개발된 카메라는 두께 0.94mm의 초박형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140도의 대각 시야각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사람의 시야를 뛰어넘는 수준으로, 기존 초소형 카메라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웠던 성능입니다.

즉, '얇으면 성능이 떨어진다'는 기존 공식을 깨고 초박형, 광시야, 고해상도를 동시에 실현한 것입니다.

◆ 활용 전망…"내시경부터 로봇까지 확장"

이 기술은 공간 제약이 큰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전망입니다.

좁은 부위를 정밀하게 관찰해야 하는 의료용 내시경은 물론, 초소형 로봇이나 웨어러블 헬스케어 장비의 영상 획득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이는 카메라 성능 향상을 위해 장치 크기를 키워야 했던 기존 설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기술로 평가됩니다.

◆ 상용화…"내년 시장 진입 목표"

연구팀은 광학 전문 기업인 마이크로픽스에 기술 이전을 완료했으며, 내년 본격적인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기훈 교수는 "자연계의 시각 원리를 적용해 초소형 구조에서도 넓은 시야와 안정적인 영상 품질을 동시에 확보했다"며 "공간 제약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한 새로운 영상 획득 방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KAIST 권재명 박사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23일 자로 실렸습니다.

◆ 결론…"카메라 설계의 기준이 바뀐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카메라 성능 개선을 넘어 영상기기 설계의 기준 자체를 바꾸는 기술적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스마트폰의 '카메라 돌출' 문제 해결부터 의료·로봇 분야까지 초소형 고성능 영상 기술이 필요한 전 영역에서 파급력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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