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3개월 의료비 집중…가정형 호스피스 비용 49% 절감
늦은 진입·입원 중심 구조…건보 재정 부담 키운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어떻게 삶을 마무리할 것인가'가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많은 고령자가 집에서 편안한 임종을 원하지만, 현실에서는 병원 중심의 치료가 이어지며 생애 마지막까지 고통과 비용 부담이 반복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 말기 의료 현실…"임종 직전까지 병원 치료 집중"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호스피스·완화의료가 건강보험재정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사망자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생애 마지막 1년 중에서도 특히 '사망 직전 3개월'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망 직전 1개월 의료비 비중은 2016년 25.4%에서 2023년 26.9%로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이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치료 중심 의료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병원 사망률이 65% 이상으로 매우 높은 수준입니다.
반면 설문조사에서는 고령자의 37.7%가 '자택 임종'을 희망한다고 답해, 실제 의료 이용 구조와 개인의 삶의 선택 사이에 큰 괴리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비용 효과…"호스피스 이용 시 진료비 절반 수준"
이러한 구조적 문제의 대안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호스피스 서비스를 이용한 환자의 진료비는 미이용자 대비 약 0.51배 수준으로, 약 49%의 비용 절감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서비스 유형에 따라 결과는 크게 갈렸습니다.
집에서 돌봄을 받는 가정형 호스피스는 의료비를 낮추는 효과가 뚜렷했지만, 병원에 입원해 서비스를 받는 입원형 호스피스는 오히려 진료비가 약 2.4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는 현재의 ‘입원 중심 호스피스 구조’가 비용 절감 효과를 제한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구조적 한계…"너무 늦게 시작되는 호스피스"
또 다른 문제는 호스피스 이용 시점입니다.
전체 이용자의 60% 이상이 사망 직전 30일 이내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80% 이상이 60일 이내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대부분 환자가 집중치료실(ICU) 치료나 항암치료를 지속하다가 임종이 임박해서야 호스피스로 전환하는 구조입니다.
이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 개선 효과는 제한되고, 의료비 절감 효과 역시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 미래 전망…"2040년 의료비 부담 급증"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문제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현재 질환 구조를 기준으로도 호스피스 관련 진료비는 2040년까지 최소 4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만약 대상이 암 환자 중심에서 치매·장기부전 등 비암성 질환까지 확대될 경우, 재정 소요는 최대 53%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이는 병원 중심의 말기 의료 구조가 유지될 경우 건강보험 재정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 해외 사례…"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
주요 국가들은 이미 제도 전환에 나섰습니다.
독일은 환자 상태에 따라 일반·전문 완화의료를 구분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만은 건강보험 체계 안에 호스피스를 통합해 비암 질환까지 적용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일본 역시 지역 거점 병원을 중심으로 통합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해, 환자가 거주 지역에서 지속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 정책 과제…"병원→가정·지역 중심 전환 필요"
전문가들은 초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의료체계의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단순히 병상이나 치료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가정과 지역사회 중심의 다층적 돌봄 체계로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암 환자뿐 아니라 치매·만성질환 환자까지 호스피스 이용 대상을 확대하고, 조기 진입을 유도하는 기준 마련과 보상 체계 개편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 결론…"삶의 마지막, ‘치료’에서 ‘돌봄’으로"
초고령사회에서 의료의 목표는 단순한 생명 연장이 아니라 ‘삶의 질’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가정형 호스피스를 중심으로 한 돌봄 체계 전환은 환자의 존엄성과 국가 재정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평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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