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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나는 과학] 15명이 2주 만에 만들었다…칸 흔든 AI 영화의 충격

기사입력
2026-06-11 오전 11:07
최종수정
2026-06-11 오전 11: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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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명이 2주 만에 뚝딱…칸 흔든 세계 최초 100% AI 영화
낮은 흥행 성적과 기술적 한계 여전…'탄탄한 스토리라인' 필요

◆ '7억 원'으로 2주 만에 만든 장편 영화

여러 인종의 주인공들이 다양한 언어로 화려한 액션을 선보입니다. 가상의 지하 세계부터 티베트, 일본까지 공간의 제약도 없습니다.

이들에게 맞서는 괴물들의 움직임과 얼굴 표정은 당장이라도 화면에서 튀어나올 듯 생생합니다.

이 영화의 이름은 '헬 그라인드(Hell Grind)'. 95분 분량 전체를 미국 AI 영상 플랫폼 힉스필드 AI가 시댄스 2.0 기술을 활용해 만든, 100% AI 생성 영화입니다.

특히 '세계 최초'의 완전 AI 생성 장편 영화로 소개된 이 작품은, 지난달 진행됐던 칸 영화제의 공식 초청작은 아니었지만 영화제 기간 칸에서 열린 영화 서밋에서 공개된 뒤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제작사 등에 따르면 1시간 반이 넘는 이 장편 영화를 만드는 데 들어간 제작비는 50만 달러(한화 약 7억5600만 원)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이마저도 비용의 대부분인 40만 달러(약 6억 원)은 컴퓨팅 비용이 차지했습니다.

제작팀에 필요한 인원은 고작 15명이었으며, 완성까지 걸린 시간은 2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방식으로 같은 수준의 영화를 제작하려면 통상 100배 더 많은 5000만 달러(약 756억 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공식 초청작이 아니었음에도 이 영화가 신드롬을 일으키자, 칸 영화제 주최 측은 "칸은 인공지능으로 인해 직업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모든 이들의 편에 서 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해외 보도 등에 따르면 '헬 그라인드'의 앞 25분 분량을 만들기 위해서는 프롬프트를 1만6181번이나 입력해야 했던 걸로 전해집니다. 빛이 역광인지 자연광인지, 가상의 카메라 위치까지, 매번 가능한 한 가장 구체적인 정보를 입력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화면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창작의 영역을 넘어선 인간의 노동력이 필수적이었던 셈이기도 합니다.

◆ 영화 완성도, 기술 아닌 인간이 결정한다?

우리나라에서도 100% AI로 만든 장편 영화가 잇따라 개봉하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장영실이 유럽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교류한다는 가상의 역사극 '한복 입은 남자'와 범죄자를 제거하는 로봇의 이야기를 다룬 '아이엠 포포'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국내 AI 영화들은 큰 흥행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여전히 완벽하지 않은 그래픽 생성의 기술적 한계가 과제로 꼽히는데, 무엇보다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낼 '탄탄한 스토리라인'을 만들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으로 지적됩니다.

단순히 장면을 빠르게 생성하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물에 대한 서사와 이야기의 흐름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하는 인간의 몫이 여전히 중요함을 방증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영화의 완성도는 자동화된 기술력만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술이 아무리 진화하더라도 영화의 본질인 '서사'를 엮어내는 것은 인간의 역할입니다. AI는 강력한 무기지만, 그 방아쇠를 당기는 손은 여전히 인간이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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