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상업용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운영을 마치고 본격적인 해체 절차에 들어갑니다. 이로써 우리나라 원전 역사상 처음으로 '원전 해체' 시대가 열리게 됐습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6일 한국수력원자력이 제출한 고리1호기 해체 계획서를 심의·의결하고,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고리1호기는 1978년부터 2017년까지 약 40년간 가동된 가압경수로 방식의 원전으로, 지난 2017년 6월 영구 정지 이후 8년 만에 해체 작업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승인을 계기로 2037년까지 총 12년에 걸쳐 고리1호기를 단계적으로 해체하고 부지를 복원할 계획입니다. 사용후핵연료는 2031년까지 모두 반출하고, 2035년부터 부지 복원 작업에 착수한 뒤 2037년에 해체를 마무리합니다.
해체 작업은 ▲해체 준비 ▲주요 설비 제거 ▲방사성 폐기물 처리 및 부지 복원 등의 절차로 진행됩니다. 우선 다음 달부터 터빈 건물 내 복수탈염 설비, 옥외탱크 등 비관리구역 설비 철거가 시작되며, 약 30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예정입니다.
한수원은 이번 해체 사업을 통해 원전의 건설과 운영을 넘어 해체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산업 생태계'를 완성하고, 세계 시장으로의 진출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해체를 마친 원전은 209기 중 단 21기뿐이며, 국제원자력기구는 2050년까지 약 588기의 원전이 영구 정지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약 500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에서 우리나라의 기술력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수원은 이미 96개의 해체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중 38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기반 기술, 58개는 한수원이 확보한 상용 기술입니다. 또한 월성1호기 해체를 위한 중수로 해체 기술도 확보할 방침입니다.
한수원 황주호 사장은 "해체 과정의 모든 정보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지역 사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해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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