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새 정부 출범 후 이어지는 '허니문 랠리'로 3년 5개월 만에 2,900 선을 돌파하면서 장기 박스권 탈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상법 개정 재추진 등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과 강력한 내수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연내 코스피 3,000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글로벌 관세 전쟁에 따른 수출 감소와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한 상황에서 국내 정책 모멘텀만으로는 탄력적 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11일 코스피는 오전 1%가 넘는 상승률로 지난해 7월 11일(2,896.43) 전고점과 2022년 1월 18일(2,902.79) 장중 기록한 2,900을 연이어 넘어섰습니다.
지난 4월 9일 종가 기준 2,293.70으로 2,300선마저 무너진 코스피는 이후 급반등해, 전날(2,871.85)까지 2개월 만에 무려 578.15포인트(25.21%) 상승했습니다.
대선 전부터 주요 후보들의 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하던 증시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이후 상법 개정 재추진에 힘입어 정책 모멘텀이 더욱 강해졌습니다.
증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지배권 남용 근절 등을 통한 '코스피 5,000' 달성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지난주 1년의 유예기간을 삭제하고 '3%룰'(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의결권을 3%로 제한)을 추가한 상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더욱 적극적인 정책 의지를 밝혔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트럼프 관세는 미·중 고위급 협상을 계기로 상호관세가 유예되는 등 리스크의 정점을 통과하고 점차 완화하는 양상입니다.
관세 우려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반도체주와 자동차주도 미·중 협상 분위기 속에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증시에서는 코스피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유지되면서 추가 상승, 연내 3,000 선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9개월 연속 코스피 현물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린 외국인은 지난달 1조1천억원대 순매수로 전환한 뒤 이달 들어선 벌써 4조원에 가까운 순매수세를 보일 정도로 강한 '바이 코리아'로 돌아섰습니다.
코스피가 장기간 침체로 인해 저평가된 상황도 지수 상단을 열어놓게 하는 배경입니다.
현재 9.6배 수준인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역사적 평균인 9.97배를 회복한다고 가정하면 적정 지수 레벨은 2,930이 넘습니다.
현재 0.95배 수준인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회복할 경우 코스피는 2,990대를 넘어서게 됩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극심한 내수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2차 추경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1호 공약으로 반도체 산업 지원 계획을 밝히고 반도체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는 만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수혜도 예상됩니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 전망에 따라 소비재와 엔터·미디어, 게임, 관광 등 업종의 수혜 가능성도 점쳐집니다.
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상법 개정으로 대표되는 주주친화적 정책의 결과는 시장의 밸류에이션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라며 "오랜 기간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며 제기됐던 밸류업 정책의 성과가 가시화하며 하반기 주식 시장의 등락 상단은 10년 평균 밸류에이션을 회복하는 3,050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발 관세전쟁의 영향이 하반기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근 상승세가 오래 지속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습니다.
상호관세가 유예됐음에도 보편관세 10%에 자동차 25%, 철강 50%의 품목 관세가 부과되고 있고, 반도체와 의약품도 관세 부과가 예정돼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산업통상자원부의 5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5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하며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떨어졌습니다.
주력 상품 중 반도체가 역대 5월 최대치를 기록하며 선방했으나, 자동차 수출이 30% 이상 급감했습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 안정세도 증시 수급에 우호적 조건인 반면 기업 수출과 이익 전망에는 부정적 요소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적어도 올해 3분기까지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협상 이슈가 잔존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 통화정책 기조를 확인할 수 있는 8~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는 금리 변동성도 높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소비 경기 둔화 우려, 미국 외 증시의 과열 양상도 하반기 조정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현재는 수출 하강으로 기업 이익이 둔화하는데, 지배구조 개선, 내수 부양으로 지수가 상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하반기 증시는 새 정부 정책 기대감 및 경기 부양책을 선반영하며 2분기 말~3분기 초 초강세를 보인 후 하반기로 갈수록 미국 소비 및 수출 둔화를 확인하며 정체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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