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구의 소비지출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저소득 가구는 고물가 영향으로 지출액이 크게 늘어난 반면 고소득 가구는 내구재·준내구재 소비를 줄여 대조를 이뤘습니다.
소득 증가세에도 비상계엄 사태, 미국 관세정책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 부진은 오히려 심화하는 모습입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2025년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5만원으로 1년 전보다 1.4% 늘었습니다.
주거·수도·광열(5.8%), 식료품·비주류음료(2.6%) 등에서 늘었지만 교통·운송(-3.7%), 의류·신발(-4.7%) 등에서는 줄었습니다.
물가 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비지출은 0.7% 감소했습니다. 물가 상승분을 빼면 실제 소비량은 줄었다는 뜻입니다.
2023년 2분기(-0.5%) 이후 7개 분기 만에 첫 감소 전환이고 팬데믹 당시인 2020년 4분기(-2.8%)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든 것입니다.
가구 실질 소비지출은 지난 해 2분기와 3분기 모두 1% 넘게 늘었지만 지난 해 4분기 증가율(0.9%)이 1%를 하회한 데 이어 올해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가구 소비지출을 소득 분위별로 보면 저소득 가구에서는 소득 감소에도 소비지출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소득 하위 20% 이하인 1분위 가구는 주류·담배(10.8%), 교육(28.2%), 음식·숙박(8.0)% 등 분야의 지출이 큰 폭으로 늘면서 소비지출이 3.6% 늘었습니다.
소득 상위 20% 이상인 5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2.1% 증가했습니다. 오락·문화(11.5%), 보건(11.2%) 등에서 소비가 증가했지만 교통·운송(-7.6%), 의류·신발(-3.3%) 등에서 소비를 줄인 결과입니다.
이지은 통계청 가계수지동향과장은 "1분위 가구 소득은 줄었지만 필요한 지출이 계속되면서 소비지출이 늘었고 5분위 가구는 자동차 구입 등 일부 내구재·준내구재 소비가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1분기 가구 소비지출은 소득이 늘었음에도 마이너스로 전환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535만1천원)은 1년 전보다 4.5% 늘었습니다. 물가수준을 고려한 실질소득도 2.3% 증가했습니다.
소득 증가세에도 소비가 줄면서 평균 소비성향은 2.1%포인트(p) 하락한 69.8%를 기록했습니다.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2022년 2분기(-5.2%) 이후 최대 낙폭입니다. 평균소비성향은 소득에서 이자 등 비소비지출을 뺀 처분가능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입니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흑자액은 12.3% 늘어난 127만9천원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2분기(35.2%)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것입니다. 흑자율도 2.1%p 상승한 30.2%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해 12월 비상계엄 사태, 미국 관세정책 등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득 증가에도 고소득 가구 중심으로 지갑이 열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지은 통계청 과장은 "1분기 한국은행 소비자심리지수가 좋지 않았다"라며 "최근 3개 분기를 보면 소득과 비교해 소비 위축이 심화하는 모습"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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