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세 사교육 시작 비율 8년 새 11.9%→32.9%…월평균 145만원
부모와 상호작용·놀이·수면·신체활동이 장기 뇌 발달에 중요
영유아기에 사교육을 일찍 시작해도 초등학교 입학 이후 언어 능력이나 문제해결력이 높아진다고 볼 만한 뚜렷한 근거는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영유아 사교육 실태와 발달 효과를 분석한 내용을 담은 육아정책포럼 여름호를 발표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사교육을 시작하는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습니다.
2세 아동 가운데 태어난 첫해부터 사교육을 시작한 비율은 2016년 11.9%에서 2024년 32.9%로 늘었습니다.
8년 사이 약 3배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전체 2세 아동의 사교육 참여율도 같은 기간 41.1%에서 51%로 높아졌습니다.
5세 아동의 참여율은 81.5%에서 84.2%로 상승했습니다.
비용 부담도 큰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0세부터 5세까지의 영유아가 다니는 반일제 이상 학원의 월평균 비용은 145만4천원이었습니다.
그러나 조기 사교육이 장기적인 학습 능력을 높인다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소가 한국아동패널과 학부모 설문, 아동 검사 자료 등을 종합해 분석한 결과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은 초등학교 1학년 때의 언어 발달과 문제해결력, 집행기능과 유의미한 관련이 없었습니다.
집행기능은 목표를 세우고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행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뜻합니다.
정서와 행동 발달에서도 사교육의 전반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학습 목적의 사교육 경험이 많은 아동에게서 자존감이 낮은 경향이 관찰됐습니다.
초기 학업 수행에는 일부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지만 자아존중감이나 삶의 만족도 같은 사회정서 영역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조기 사교육이 단기간 학습 성과를 높일 수는 있어도 오랫동안 공부할 수 있는 능력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분석입니다.
해외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의 저소득층 영유아 교육 프로그램인 헤드스타트는 취학 전과 초등학교 입학 직후 언어와 기초학습 능력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상당수 효과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었고, 초등학교 3학년 말에는 남아 있는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미국 테네시주의 공립 유아교육 프로그램 참여 아동을 6학년까지 추적한 연구에서도 지속적인 학업 우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보고서는 과도한 학습 중심 사교육이 다른 발달 경험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학원과 학습에 많은 시간을 쓰면 부모와 대화하거나 몸을 움직이고 충분히 잠자는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와 유엔아동기금, 경제협력개발기구도 영유아기에는 선행학습보다 놀이와 사회정서 발달, 부모와의 상호작용과 신체활동이 중요하다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영유아기에 뇌가 빠르게 성장한다는 사실을 선행학습도 일찍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특정 시기가 지나면 학습 능력을 되돌릴 수 없다는 인식과 달리, 뇌는 이후에도 경험에 따라 변화하고 학습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일찍 시작하면 반드시 오래간다는 믿음은 현재의 과학적 근거와 맞지 않는다"며 단기 성과보다 오래 배울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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