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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원인 물질을 치료 스위치로 쓴다"…KAIST, 선택적 약물 활성화 기술 개발

기사입력
2026-07-02 오전 09:27
최종수정
2026-07-02 오전 09:27
조회수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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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뇌에서만 약물 작동하도록 설계
동물실험서 기억력·인지 기능 개선 확인

국내 연구진이 치매를 악화시키는 물질을 치료를 시작하는 스위치로 활용하는 새로운 치매 치료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KAIST 화학과 임미희 교수팀이 전남대 김민근 교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철호·김경심 박사,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영호 박사 연구팀과 공동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병든 뇌에서만 활성화되는 전구약물을 개발하고 동물실험에서 치료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전구약물은 처음에는 약효가 없지만 특정 환경에서만 활성형 치료제로 바뀌는 약물입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정상보다 많이 생성되는 과산화수소를 약물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했습니다.

그동안 과산화수소는 신경세포를 손상시키는 유해 활성산소로만 여겨졌지만, 연구진은 이를 치료를 시작하는 '스위치'로 이용하는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개발된 전구약물은 건강한 뇌에서는 거의 반응하지 않지만, 치매가 진행된 뇌에서 과산화수소를 만나면 활성형 치료 물질로 전환됩니다.

활성화된 약물은 과산화수소를 포함한 활성산소를 줄이는 동시에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서로 뭉쳐 독성이 강한 응집체를 형성하는 과정도 억제했습니다.

연구팀은 첨단 분석을 통해 활성화된 약물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구조를 변화시켜 큰 응집체로 성장하는 것을 막는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생쥐 모델 실험에서도 치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약물은 혈액-뇌 장벽을 통과해 실제 뇌 안에서 활성형 치료 물질로 바뀌었고, 장기간 투여한 알츠하이머병 생쥐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산화 스트레스와 아밀로이드 베타 축적이 모두 감소했습니다. 또 새로운 물체를 기억하거나 길을 찾는 행동 실험에서도 인지 기능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특정 단백질만 표적으로 하는 기존 치매 치료제와 달리 병든 뇌의 환경 자체를 이용해 필요한 곳에서만 약물이 작동하도록 설계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부작용은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치매 치료 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알츠하이머병뿐 아니라 파킨슨병 등 다른 퇴행성 뇌질환 치료에도 활용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임미희 교수는 "그동안 제거 대상으로만 여겨졌던 과산화수소를 약물을 작동시키는 신호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병든 조직에서만 약이 활성화되는 새로운 치료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스몰(Small)'에 지난 5월 31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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