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다.
결과는 국민의힘 박완수 후보의 완벽한 승리였다.
선거 전 발표된 여론조사는 물론
출구조사를 놓고 봐도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지난 5월 29일 본자는 「예측불가능 초접전 경남, '샤이진보'의 첫 등장?」이라는 칼럼을 통해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가 단순한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세대구조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론조사 대해부 3편 참조
https://news.knn.co.kr/news/article_sns/1350
특히 주목했던 것은 두 가지였다.
첫째는 20대와 30대의 보수화였고, 둘째는 오랫동안 정치권의 상식처럼 여겨졌던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공식의 붕괴 가능성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선거 결과는 이 두 가지 가설이 모두 옳았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당시 6개 주요 여론조사의 단순 평균은 김경수 후보 43.9%, 박완수 후보 42.8%로 딱 붙어있었다.
그러나 필자가 주목했던 것은 전체 지지율이 아니라 세대별 지지율이었다.
6개 조사 평균 기준으로 18~29세에서는 박완수 후보가 40.5%, 김경수 후보가 29.5%를 기록했다.과거 경남 선거에서 보기 어려웠던 현상이었다.
한때 20대는 투표율은 낮더라도 상대적으로 진보 성향이 강한 세대로 분류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오히려 20대가 보수 후보의 핵심 지지기반으로 등장했다.
반면 김경수 후보는 40대와 50대에서 강한 우세를 보였다.
즉 이번 선거는 전통적인 젊은층 진보, 고령층 보수 구도가 아니라 20·70 보수 대 40·50 진보라는 새로운 세대구조로 재편되고 있었다.
본좌는 지난 칼럼에서 세대별 투표율에 따른 김경수 후보와 박완수 후보의
실제 득표를 예측한바 있다.
투표율이 50.9%로 저조했던 지난 2022년 지방선거의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했더니 젊은층의 투표율이 극도로 떨어지면서
김경수와 박완수 후보의 격차는 1.1% 김경수 우세에서 김경수의 우세가 1.5%까지 확대됐다.
투표율이 떨어졌는데 오히려 김경수 후보가 조금 더 강해질 것으로 예측했고
반대로 60.2%로 지방선거 가운데서는 비교적 투표율이 높았던 2018년의 세대별 투표율을 적용해 보면
김경수 후보에게 1.1%p 밀리던 박완수 후보가 오히려 +0.5에서 최대 +1.0 퍼센트 앞서는 결과가 나타난다고 분석했었다.
즉 투표율이 높아저야 박완수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고 예측했다.
그리고 실제 62.4%로 실제 투표율이 지난 2018년과 비슷했던 이번
선거에서 박완수 후보는 최종 53.4%를 득표해 48.1%를 득표한 김경수 후보를 앞질렀다.
혹자는 샤이보수가 대거 나가서 이룬 승리라고 하지만 필자가 볼때는 샤이보수가 아니라 세대별 투표율이
가져온 결과일 뿐이다.
그리고 바로 이 변화가 과거의 투표율 공식을 무너뜨리는 핵심 요인이었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는 투표율이 높을수록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고령층은 원래 투표를 많이 하고 젊은층은 상대적으로 투표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투표율 상승은 곧 민주당 성향 유권자의 추가 참여를 의미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필자는 다른 가능성을 제시했다.
지금의 20대와 30대는 과거의 20대와 30대가 아니다.
만약 젊은층이 더 많이 투표장에 나온다면 과거처럼 민주당이 아니라 오히려 국민의힘이 이익을 보게 됐다.
실제로 투표율이 높자 박완수 후보는 여론조사 평균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하며 승리했고, 김경수 후보는 여론조사상 초접전 구도를 실제 득표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이는 단순히 후보 개인의 경쟁력 차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오히려 선거 전부터 나타났던 세대구조 변화가 실제 투표장에서 작동한 결과로 보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결국 이번 경남도지사 선거는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보여줬다.
더 이상 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 낮으면 국민의힘이라는 공식은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투표율 자체가 아니라 어떤 세대가 투표장에 나오느냐다.
20대와 30대가 보수 성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높은 투표율이 반드시 민주당에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 없게 됐다.
이는 부산·경남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실제로 대역전극을 이룬 오세훈 서울시장도 20대에서 압도적 우세를 보였다.
전국적으로도 청년층의 정치적 선택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본좌도 20대 아들이 있는데 정치 얘기를 해 보면
우리 세대와는 완전 다른 논리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상당히 보수적 경향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야 모두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청년층이 영원히 진보성향을 가진 잠재적 지지층이란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재 20대에게 민주당은 기득권 그 자체다. 이들의 인생에서는 민주당의 집권 기간이 더 길고 집권세력이
자신들의 부모세대와 겹치는 과거 386 운동권인 만큼 이들에 대한 젊은이 특유의 반발심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집권여당인 민주당과 이른바 진보세력이 청년 일자리, 자산 형성, 주거 안정, 지역 성장 전략 등
현실적 의제에 대한 설득력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2030 세대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국민의힘과 보수세력은 아예 선거전략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금의 20대 보수세대는 과거의 전통적 보수층과 다르다.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심보다는 성과와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동적 지지층의 성격이 강하다.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언제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아직도 케케묵은 빨갱이타령 북한타령 등
색깔론과 중국혐오 여성혐오 장애인혐오 전라도혐오와 같은 낡은 레코드판 가지고는 이들의 지지세를 온전히 지속시킬 수 없다.
또 투표율이 떨어지면 역으로 여론조사에서는 보수가 이기는데 실제 투표에서는 진보가 이기는
역샤이보수 즉 '샤이진보'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말도 안되는 부정선거론으로 사전투표에 주저할
것이 아니라 투표율을 올릴 다른 대안이라도 제시를 해야한다.
이번 지방선거는 단순한 승패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그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세대구조가 변하고 있으며, 그 변화가 기존의 선거 공식을 하나씩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제 시작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다음 선거 또 그 다음 선거에서의 승리를 위해선 달라진
정치지형 달라진 세대지형에 대한 심도 깊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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