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kbc 탐사보돕니다. 아동양육시설 아이들의 정신질환은 우리 사회가 마땅히 떠안아야 할 책무입니다.
그런데 해당 시설들은 인력과 치료비가 부족해 아이들의 '마음의 병'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뒷받침해야 할 광주시는 치료비 지원에 인색한 실정이고, 전남도는 사실상 '나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기동탐사부 고우리 기자가 심리 치료 지원 상황을 점검해 봤습니다.
【 기자 】
부모에게 학대받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한 그룹홈입니다.
보호 아동 4명 중 2명은 학대 트라우마로 심리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 달에 50만 원 가까이 드는 치료비는 후원받은 돈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정숙 / 그룹홈 원장
- "(모은 후원금으로) 1년 정도, 6개월 정도 이렇게 끝나겠다 싶으면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하지? 또 어떤 방법으로 (치료비를 마련)해야 하지? 이런 생각이 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으니까 힘들죠"
많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양육시설도 사정이 다르지 않습니다.
심리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에 비해 치료비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입니다.
심리상담사 한 명이 근무하는 원내 치료실도 수십 명의 아이들을 도맡아야 해 제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혜원 / 아동양육시설 심리상담사
- "제가 여기서 아이들 상담하는 건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봐야죠. 저는 여기서 긴급으로, 그때그때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상담하지만"
광주시는 보호 아동의 심리 치료비로 올해 1억 8천만 원을 책정했습니다.
지난해보다 2천만 원이나 삭감된 것입니다.
광주에서 심리치료를 받는 보호 아동은 2백 명정도, 이 중 광주시가 지원하는 아이들은 78명에 불과합니다.
▶ 인터뷰 : 나하나 / 광주광역시 출산보육과
- "추후에라도 신청이 추가로 들어오면 저희가 추경이나 예산을 세워서라도 모든 필요한 아이들이 심리 치료를 받게 하겠습니다"
전라남도는 보호아동 천 2백 명 중 600명이 심리치료가 필요하다고 올해 10억원의 예산 지원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시설 보호아동의 심리치료비를 한 푼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예산타령만 하고 있습니다.
▶ 싱크 : 전라남도 관계자
- "어느 지자체라도 예산 10억 구하기가 (쉽지 않죠)"
아동양육시설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민간단체의 치료비 지원 사업에 응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운 좋게 기회를 잡더라도 지원 기간이 짧아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김요셉 / 광주아동복지협회장
- "어떤 사업의 경우 1년 중에 6개월은 지원을 하고 6개월은 쉬어야 하는 사업도 있어요. 그러면 개선되다가 중간에 쉬어버리면 또 퇴화됐다가 다시 또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서"
보호 시설 아동의 마음의 병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선 실태 파악부터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호소했습니다.
▶ 인터뷰 : 김금자 / 심리상담사
- "초기 (양육이) 잘 되어 있으면 자연스럽게 흘러가겠지만 우리 친구들은 그런 부분이 부족하다 보니 정서적인 (발달이)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갔다가 하는 것 같아요"
광주*전남 양육시설에 의지하고 있는 보호 아동은 천 6백여 명.
어른들과 사회의 무관심 속에 보호 시설의 아이들만 홀로 마음의 병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고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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