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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 '마음의 병' 18살 어른, 사회 적응 '막막'

기사입력
2021-01-28 오전 09:51
최종수정
2021-06-04 오전 10:45
조회수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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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kbc 탐사보도 이어가겠습니다.

양육기관에서 생활하는 보호아동들은 만 18살세가 되면 시설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사회 적응에 실패하거나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마음의 병'을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의지할 곳 없이 사회로 내몰린 탓입니다.

기동탐사부 고우리 기자가 이들을 만나 자립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들어봤습니다.

【 기자 】
22살 박지애 씨는 양육시설에서 나온 4년 전 이맘때를 생각하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습니다.

고작 18살의 나이여서 두려웠고, 시설에서 겪었던 우울증은 사회생활 고비마다 박 씨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 인터뷰 : 박지애 / 보호종료 4년차
- "의욕도 많이 없었고 집 안에만 계속 있으려고 하고 집 안에만 있다 보니까 사람이 축 처지니까. 삶 자체가 아예. 좌절감도 되게 심했고"

26살 허진이 씨도 보육원에서 퇴소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잊지 못할 경험을 갖게 됐습니다.

보육원에서 함께 나온, 평범하게 보였던 친구 2명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겁니다.

▶ 인터뷰 : 허진이 / 보호종료 6년차
- "처음에는 개인의 의지문제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왜 더 잘 살려고 하지 않아, 왜 이렇게 나약해'라고 친구들이 어려움을 얘기하면은 그렇게도 조언을 했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상처받은 마음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을 더디게 했고, 그 상태에서 나이가 찼다며 사회로 내몰린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마음의 병'이 있는 아이들은 스스로를 가두고, 사회 속에서 고립감을 경험하면서 삶의 의지를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인터뷰 : 전 민 / 광주광역시자살예방센터장
- "혼자라는 외로움, 고립감 그리고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절망감 등을 유추해볼 수 있고요 그런 심리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증세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사회적 관계 형성에 서툴러 이웃들과의 소통이 미숙하고, 때문에 조언을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 인터뷰 : 한선희 / 광주아동보호기관장
- "일반적으로 (양육기관) 아이들이 자존감이 낮아요. 자존감이라는 건 자신감과 자기의 존중감 이런 것들인데, 이런 것들이 낮다는 얘기는 어렸을 때 위축되고 그래서"

이런 탓에 보육종료아동의 사회 적응은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CG1)지난 19년 기준으로 보호종료아동 만 3천 명 중 5년 내 사후관리 대상자 27.5%가 연락이 두절되거나 끊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G2)이들이 겪는 어려운 문제는 돈과 집, 그리고 심리적 부담이었습니다.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인터뷰(☎) : 김주하 / 보호종료아동을 위한 커뮤니티케어센터
- "금전적인 부분, 물질적인 부분만을 지금 지원해 주고 있잖아요. 그 아이 삶의 전반적인 걸 다 지원해 줘야 하는데. 그냥 내가 도와줄게 이거보다 유대관계가 먼저 형성될 수 있게끔 그러려면 많은 시간이 투자돼야 하거든요"

현재 보호종료아동이 받는 지원은 자립 지원금 500만 원과 매달 자립수당 30만 원, 그리고 기초생활수급자 신분뿐입니다.

'18살 어른'이라는 이유로 매년 보호종료아동 2천5백여 명이 떠밀리 듯 사회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c 기동탐사부 고우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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