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56개 구·시·군서 수정 보고…사유는 '기재 누락' 등 제각각
검경 합수본, 정상 절차 누락·통계 임의 변경 여부 수사
6·3 지방선거 당일 전국 56개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자 수를 수정해 보고한 사례가 72건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실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시간대별 투표수 수정보고 이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고, 수정 과정에서는 투표자 수가 한 번에 6천 명 넘게 늘거나, 최초 보고 이후 12시간이 지나서야 오류를 바로잡은 사례도 확인됐습니다.
선거 관리시스템에 입력한 수치를 바꾸려면 구체적인 사유를 남겨야 합니다. 시·도 선관위도 해당 내용을 확인한 뒤 수정을 허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제출 자료에는 '기재 누락으로 인한 정정', '투표자 수 변경'처럼 수정 이유가 포괄적으로 적혔고, 작성 방식도 지역마다 달랐습니다.
인천 검단구는 오후 4시 투표자 수를 처음에는 5만4천665명으로 보고했습니다. 이후 6만1천276명으로 고쳐 6천611명이 늘었습니다.
수정 사유에는 투표소별 최종 보고를 집계해 저장했지만 전체 선거일 투표자 수와 일치하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경남 사천에서는 낮 12시 기준 수치가 1만5천634명에서 1만9천631명으로 변경됐습니다. 강원 고성군도 오전 11시 투표자 수를 4천392명에서 5천639명으로 바로잡았습니다.
자릿수를 잘못 입력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경기 안산시 단원구 백운동 제1투표소는 41명을 410명으로 입력했습니다. 전남 해남군 계곡면에서는 84명이 284명으로 잘못 기재됐다가 수정됐습니다.
오류를 뒤늦게 바로잡은 지역도 확인됐습니다.
경기 군포시는 오전 7시 집계에서 발생한 오류를 12시간 뒤인 오후 7시에 수정했습니다. 충북 진천군에서는 오후 6시 기준 투표자 수가 투표 종료 뒤인 오후 9시에 변경됐습니다.
같은 수치를 반복해서 수정한 사례도 있습니다.
경북 경주시 용강동 제1투표소는 투표자 수를 2천162명에서 2천161명으로 줄였다가 다시 원래 수치로 되돌렸습니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와 충남 홍성군은 오후 4시와 5시 투표자 수가 같게 입력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수치를 수정했습니다.
시간대별 투표자 수는 투표관리관이 읍·면·동 선관위에 전화로 알리면, 이를 선거 관리시스템에 입력하는 방식으로 집계됩니다. 이후 구·시·군 선관위가 투·개표 보고시스템을 거쳐 시·도 선관위와 중앙선관위에 전달합니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 뒤 정상적인 보고와 승인 절차 없이 수치가 변경된 사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선관위 직원들이 투표자 수를 나눠 입력하는 방식으로 시간대별 투표율을 임의 조정했는지 수사하고 있습니다.
합수본은 김포를 포함한 경기지역 2곳과 충청권에서 관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 사례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번 자료는 전국 255개 구·시·군 선관위 가운데 56곳이 보고한 수정 내역입니다. 수사 과정에서 기록되지 않은 변경 사례가 추가로 확인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김은혜 의원은 “가장 기초적이고 정확해야 할 투표율이 주먹구구식으로 파악되고 수정됐다”며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copyright © tjb,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 300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