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신용융자 사상 최대…추가 상승 기대 여전
부대차잔고도 역대급…조정 땐 변동성 확대 우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 모습
코스피가 사상 처음 장중 8,000선을 돌파했지만 시장의 시선은 한 방향으로 모아지지 않습니다.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자금과 하락에 대비한 베팅이 동시에 급증하면서 증시가 기대와 경계가 맞서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상승 기대 자금 역대 최대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137조4천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투자자예탁금은 주식 매수를 위해 증권 계좌에 대기 중인 자금으로 시장에 추가 유입될 수 있는 실탄으로 여겨집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36조2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증권사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빚투’가 그만큼 확대됐다는 의미입니다.
이 두 지표는 투자자들이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공매도 선행 지표도 최고 수준
반대로 하락에 대비한 움직임도 커지고 있습니다.
주식 대차거래 잔고는 182조4천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대차거래는 공매도를 위한 선행 단계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조정 가능성에 대비한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상승을 기대하는 자금과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동시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은 시장 참가자들의 전망이 크게 엇갈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 반도체 실적이 상승론 근거
낙관론의 중심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있습니다.
두 회사는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AI 수요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 기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호황이 지속되면 지수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부 국내외 증권사는 올해 코스피 목표치를 9천에서 1만 수준까지 제시하고 있습니다.
◇ 1년 만에 3배 이상 상승…과열 우려도
반면 조정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코스피는 최근 1년 사이 2,300선 아래에서 8,000선까지 급등했습니다. 상승 속도가 지나치게 빨랐다는 점에서 단기 과열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이날 코스피는 장중 8,000선을 찍은 뒤 급격히 밀려 7,493.18까지 떨어졌습니다. 하루 동안 6% 넘는 변동성을 보이며 투자 심리가 얼마나 민감한지 드러냈습니다.
◇ 조정 땐 반대매매 겹칠 가능성
전문가들은 시장이 하락할 경우 공매도 확대와 신용거래 반대매매가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빚을 내 투자한 규모가 커진 만큼 주가가 급락하면 강제 청산이 이어져 낙폭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상승 기대가 과도하게 쌓인 시장에서는 작은 악재도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 상승 추세 속 '속도 조절' 가능성
현재 시장은 반도체 실적 호조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레버리지 확대와 공매도 증가가 불안 요인으로 누적되고 있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상승 흐름 자체는 유지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급격한 조정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결국 코스피 8천 시대는 기대와 불안이 함께 커지는 구간에 진입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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