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산 기대에도 해협 리스크 여전…단기 개선 제한
공급선 다변화 가능성…중동 긴장 장기화가 변수
중동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 연대체인 OPEC+를 떠나기로 하면서 원유 시장의 균형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한국처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 입장에서는 공급 확대 기대와 지정학 리스크가 동시에 커지는 모습입니다.
◇ ‘증산 카드’ 꺼낸 UAE…공급 확대 기대
업계에 따르면 UAE는 OPEC 및 OPEC+ 탈퇴를 통해 생산량 규제에서 벗어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UAE 에너지 장관은 "OPEC과 OPEC+의 생산량 의무 규제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곧 증산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정유업계에서는 UAE가 생산을 늘릴 경우 글로벌 공급이 확대되면서 국제 유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회원국 중심의 가격 통제 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며 “증산이 현실화하면 원유 수입국 입장에서는 수급 안정 기대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호르무즈 긴장 변수…단기 효과는 제한적
다만 현실적인 제약도 분명합니다. 중동 정세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수송 경로가 완전히 안전하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UAE는 해협을 우회하는 푸자이라 항 송유관을 보유하고 있어 일부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역시 물량 확대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송유관 처리 용량과 항만 인프라, 선박 확보 문제 등이 얽혀 단기간에 수출을 크게 늘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증산이 이뤄지더라도 운송 여건 때문에 즉각적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존재합니다.
◇ OPEC 균열…시장 불확실성 확대
더 큰 문제는 구조 변화입니다. UAE 이탈은 OPEC 체제의 결속력 약화를 의미합니다. 특히 기존 중심축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 경우 산유국 간 경쟁적 증산이 촉발될 수 있지만, 동시에 시장 불안도 커질 수 있습니다. 감산 합의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가격이 안정적으로 하락하기보다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로 유가가 오히려 급등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공급 증가라는 긍정적 요인과 지정학적 긴장이라는 부정적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는 '양면 구조'가 형성된 셈입니다.
◇ 한국엔 '위기 속 기회'…공급선 재편 가능성
한국 입장에서는 반드시 부정적인 변화만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UAE가 독자적으로 생산을 늘릴 경우 안정적인 구매처 확보가 필요해지고, 이 과정에서 한국이 주요 고객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양국 간 에너지 협력 관계를 고려하면 공급선 다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다만 전제 조건은 명확합니다. 중동 지역 긴장이 완화되고 물류 제약이 해소돼야 실질적인 수급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푸자이라 항을 통한 공급이 이뤄지고 있지만 역량에는 한계가 있다"며 "중동 사태가 안정되지 않는 한 수급 불안이 쉽게 해소되긴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UAE의 OPEC 탈퇴 결정은 원유 시장 질서 재편의 신호로 읽힙니다. 한국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리스크 관리와 동시에 새로운 공급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 copyright © tjb,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 300
댓글이 없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