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쇄 동시 제거 난제 해결…막 오염·젖음 문제 동시에 극복
식수 국제기준 밑도는 극미량까지 정화…규제 대응 기대
잘 분해되지 않고 환경과 인체에 축적되는 '영원한 화학물질'이라 불리는 과불화화합물(PFAS)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수질 오염원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프라이팬 코팅부터 방수 의류, 식품 포장재까지 일상 곳곳에 사용되는 과불화화합물은 강한 탄소와 불소 결합 구조 때문에 자연적으로 거의 분해되지 않고 한번 유입되면 토양과 수계, 인체에 장기간 축적됩니다.
PFAS는 단순한 오염물질이 아니라, 분자 구조와 성질에 따라 '단쇄'와 '장쇄'로 나뉘며 각각 전혀 다른 방식으로 거동합니다. 단쇄 PFAS는 물에 잘 녹아 이동성이 높아 제거가 어렵고, 장쇄 PFAS는 표면에 강하게 달라붙어 필터를 오염시키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 수처리 기술로는 두 종류를 동시에 처리하기 어려웠습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완전 제거' 방식이 아닌 '부분 저감'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고, 안정적인 장기 운용이 가능한 기술 확보가 핵심 과제였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병목을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제시됐습니다.
◆ 핵심 성과…"단·장쇄 PFAS 동시 제거"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부산대학교 정상현 교수 연구팀은 막 증류 공정을 기반으로 단쇄와 장쇄 PFAS를 동시에 제거하고 농축할 수 있는 이중 저항 '야누스 PDA/PVDF 분리막'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기존 수처리 공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단쇄와 장쇄 PFAS를 한 번에 처리하는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기존 한계…"젖음 vs 오염, 동시에 발생"
막 증류 기술은 PFAS 제거에 유망한 방식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실제 적용에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었습니다.
단쇄 PFAS에 의한 막 젖음(wetting)과 장쇄 PFAS에 의한 막 오염(fouling)이 동시에 발생해 장기 안정성이 떨어졌습니다. 즉,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발생하는 '트레이드오프' 구조였습니다.
◆ 기술 해법…"이중 저항 구조 설계"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2개 층을 결합한 이중 저항 '야누스 구조' 분리막을 설계했습니다.
이 분리막은 상부 친수층에서 장쇄 PFAS의 흡착과 오염을 억제하고, 하부 소수층에서는 수증기만 선택적으로 통과시켜 막 젖음을 방지하는 기능 분리 구조를 갖습니다.
이는 각각의 문제를 분리해 대응하는 방식으로 막 오염과 막 젖음을 동시에 차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성능…"99% 이상 제거·ppt(1조 분의 1) 수준 정화"
성능 시험 결과, 단쇄·장쇄 PFAS 모두 99% 이상의 제거율을 기록했고, 혼합 오염 조건에서도 높은 제거율과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했습니다.
특히 처리수 내 PFAS 농도를 극미량의 ppt(1조 분의 1) 수준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국제 식수 기준치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수준으로 실제 적용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 의미…"규제 대응 핵심 기술로 부상"
이번 연구는 단순한 성능 개선을 넘어 난분해성 미량 오염물질 처리 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정상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 기술로는 어려웠던 단·장쇄 PFAS의 동시 제거 문제를 해결했다"며 "향후 다양한 난분해성 미량오염물질 처리에 적용가능한 범용 플랫폼 기술로 활용해 강화되는 PFAS 규제 대응과 안전한 수자원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수자원 분야 국제학술지, 디살리네이션(Desalination) 3월 20일 자 온라인 판에 실렸습니다.
◆ 결론…"물 산업 판 바꾸는 기술"
PFAS는 '없애기 어려운 오염물질'에서 이제는 '제거 가능한 대상'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이번 기술은 수처리 산업뿐 아니라 환경 규제, 식수 안전, 산업 폐수 관리까지 광범위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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