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불길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소방관들,
재난 현장에서 받은 상처가
마음속에 깊이 남아
외상 후 스트레스와 우울감에
시달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대전소방본부가 전국 최초로
소방서 청사 내부를
미술관으로 꾸며,
소방관들의 아픔을 치유하려는
특별한 시도에 나섰습니다.
전유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푸른색과 분홍색 배치로
마치 광장의 한 가운데에서
자유롭게 조각들을 감상하는
느낌을 주는 작품,
여행을 가는 듯한 산뜻한 풍경도
눈에 들어옵니다.
언뜻보면 갤러리 같지만
이 곳은 대전의 한 소방서입니다.
대전소방본부가
소방관들의 심리치료 일환으로
동부와 서부소방서에
작은 미술관을 마련한 겁니다.
▶ 인터뷰 : 신초롱 / 대전동부소방서 119구급대 소방사
- "커다란 그림 앞에 서면 출동에 대한 부담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고 편안하고 또 차분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뜨거운 화재 현장에 앞장서 달려가고
위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소방관,
하지만 주취자들의 폭언과 폭행,
때로는 잔인한 재난 현장을 겪다보니
마음의 상처를 피할 수 없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트라우마를 겪는
소방관들도 해마다 늘고 있습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 자살위험을 겪는
소방공무원들의 실태 조사 결과,
모든 항목이 지난 2023년보다 높아졌고,
특히 PTSD를 겪는 소방관들은
4300명 가량으로 지난 2023년보다 0.7%p
늘었습니다.
하지만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수준은
계속 비슷해 더욱 우려되는 상황,
대책마련이 절실한 가운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소방 차원의
색다른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김석호 / 대전소방본부 소방행정과 소방장
- "소방공무원들은 재난 현장에서 많은 심리적 스트레스를 겪고 있습니다. 소방서 안에 작은 미술관을 만들어서 근무 중에 자연스럽게 작품을 접하고 그로 인해 정서적인 안정을 취할 수 있도록 …."
소방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누구나 소방서를 방문해
작품을 즐길 수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미술은행 사업에 선정돼
전국 최초의 시도로 진행하는
이번 전시는 내년 3월 24일까지 이어집니다.
TJB 전유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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