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에는 한 주 동안 있었던 경남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KNN경남본부 표중규 보도국장 나와 있습니다.
정말 길고도 길었습니다 이번 산청 산불.
산청에서 일어난지 10일이 지나고야 겨우 불길이 잡혔는데요. 안타까운 인명피해부터, 정말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천재지변이었는지 등 전반적인 상황 모두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산불 발생부터 진화까지 한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네 산불이 처음 난 것은 지난달 21일 오후 3시 28분이었습니다. 산청군 시천면 산 39번지 일대에 처음 발생했을때는 그렇게까지 비상이 걸릴지 몰랐는데, 불과 3시간뒤인 저녁 6시 40분 산불 3단계 심각이 발령됐습니다.
처음에는 산불발생지역이 급경사였지만 그나마 바람이 초속 1.8m 정도로 그렇게 급격하게 번지지는 않으면서 다음날 오전 진화율이 70%대에 오를 정도로 빨리 잡히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토요일 오후 들어 바람이 초속 17m가 넘을 정도로 급격하게 강해지면서 진화율이 35%까지 떨어졌고 아 이게 심상치 않구나 라는 위기감이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또 그날 오후 3시쯤에는 창녕군에서 지원을 온 공무원 1명과 산불진화대원 3명이 현장진화작업중에 숨진채 발견됐고, 다른 대원 5명도 화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지면서 현장 분위기는 완전히 재해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여기에 토요일부터 경북 의성과 울산 울주, 또 경남 김해에까지 산불이 잇따라 나기 시작하면서 진화인력이 산청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도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다행히 김해 한림면 산불이 나흘만인 25일 아침 9시 잡히면서 한숨돌리기는 했지만 하동까지 옮아간 산불은 좀처럼 꺼지지 않았습니다.
목요일 내린다던 비도 고작 5mm 정도에 그치면서 큰 도움이 안 됐는데요. 목요일에는 결국 지리산 국립공원 코앞까지 산불이 번지면서 말그대로 진화에 총력전이 펼쳐졌습니다.
이런 우여곡절끝에 결국 산청 산불은 10일만인 30일, 일요일 꺼지긴 했는데요 4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으며 산불영향구역만 천785ha에 이르는 재해였습니다.
대피한 주민들만 경남도 추산으로 2천158명에 이르는데 김해도 170여명, 양산도 백명이상 대피한걸 감안하면 말그대로 경남 전체가 산불에 이리저리 흔들린 한주였습니다.
{네 서부로는 진주, 하동까지 동부로는 양산, 김해, 부산 기장까지 불이 번지면서 정말 부산경남 전역이 비상이었는데요. 이런 산불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기존의 산림정책을 바꿔야한다는 문제제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면서요?}
네 저희 KNN이 산불발생전부터 지적한게 바로 경남의 산림조성이 산불을 오히려 카울수 있다, 하루빨리 바꿔야한다 라는 거였는데 이게 현실로 나타나버렸습니다. 단순히 우려가 아니라 위험을 예견한 모양새가 되버려 참 안타깝습니다.
산청 산불의 경우를 보면 경사지에서 시작된 불이 곧바로 위쪽 소나무 숲으로 옮겨붙었습니다. 경사지에 산지개간을 위해 벌목을 하면서 방풍림 역할을 해줄 나무들이 없어져, 강한 바람에 곧바로 불이 위로 옮겨붙은 것입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최병성/기후재난연구소장/"(산지 아래) 너무나 과다하게 급경사 지역에 난개발이 산불을 키우는 영향을 가져왔다라고 할 수 있어요. (숲이) 발거벗고 있으니까 산불의 바람이 더 세졌다는거에요. "}
여기에 윗쪽에 심겨진 수종이 주로 소나무 위주의 침엽수여서 더 불을 키웠습니다. 소나무 종에는 송진이 일종의 기름처럼 불을 오히려 더 활활 태우는 역할을 하기 때무입니다.
실제로 그동안 산림청이나 지자체가 주도한 조림사업은 침엽수인 소나무나 편백을 심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경남은 소나무*해송의 면적이 27만3천ha로 경북에 이어 전국에서 두번째로 넓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렇게 침엽수, 소나무숲이 많은 경북과 경남에서 이번에 대형 산불이 동시에 일어났는데요, 소나무가 활엽수보다 1.4배나 더 뜨겁게 타고 불이 지속되는 시간도 2.4배나 더 길기 때문에 산불이 커진것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곳곳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산림청은 오히려 이번 산청하동 산불이 오래 지속된게 그 지역에 많이 쌓인 활엽수림 낙엽때문이다, 때문에 숲가꾸기를 더 열심히 하겠다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임상섭/산림청장/"이번 산불 진화가 빠르게 이뤄지지 못한 이유는 현지 특성상 두꺼운 활엽수 낙엽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산림청 입장에 대해 수분을 많이 포함해 산불을 저지시키는 활엽수는 자르고 침엽수 위주로 숲을 단순조성하는 현재의 산림정책이 과연 맞는거냐 라는 지적도 쏟아졌습니다. 역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오히려 활엽수림이 바닥에서 번지는 불을 소나무 숲, 불에 약한 키 큰 소나무로 전달되지 못하도록 하는 방패 역할을 하게 되죠. 그런데 이것을 숲가꾸기로 싹 잘라내다보니까 (불이 커지는 것이죠)"}
경남도나 산림청도 지금까지 산림조성에 당연히 전문적인,정책적인 방향이 있었을 거고 그게 현재까지 우리 경남의 산림을 만든 큰 지도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대형 산불로 인명피해까지 났을때는 그 방향이 조금 잘못됐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과 함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나침반도 찾아봐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산청산불을 계기로 경남도가 경남 사정에 맞는,경남만의 산림정책 잘 만들어 추진하길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경남도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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