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청산불 이후 산림청이 산불 현장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 임도를 더 늘려야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임도가 오히려 산불을 키우고 진화 효과도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오면서 좀 더 신중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태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22년 밀양 산불 직후 촬영한 모습입니다.
불길이 임도를 따라 번져 나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23년 합천 산불 역시 비슷합니다.
빌딩풍처럼 임도가 바람길 역할을 하며 산불을 키웠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황정석 산불정책기술연구소장/"임도가 있는 곳은 구분이 되잖아요. 그 공간으로 산소가 급격히 빨려 나가면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 같은데 (온돌) 구들골로 불길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은 그런 현상이 자주 일어나긴 합니다."}
특히 임도를 늘린다고 해서 효과가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있습니다.
즉 산청처럼 소나무 숲 불티가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는 상황에서는 임도가 큰 효과가 없다는 것입니다.
{함은구/을지대 안전공학전공 교수/"지금처럼 A라는 산에서 B산으로 넘어가지 않는 이 상황에 대한 조치를 해야 되는 거고 그런 측면에서 보면 임도라는 부분이 어떤 큰 효과를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가 의성 산불 직후를 분석한 자료입니다.
보라색처럼 색이 짙은 곳은 피해가 심하다는 의미고, 검은색 줄은 임도를 포함한 모든 도로를 나타냅니다.
특히 소나무 밀집지와 도로 주변으로 피해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홍석환 부산대 조경학과 교수/"도로 주변으로 바람이 굉장히 빠르게 이동을 하다보니까 그 지역 일대가 굉장히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었고요. 오히려 임도가 없는 주왕산국립공원 지역에서는 산불이 굉장히 억제되는..."}
임도는 물론 차량 접근성이 더 좋은 도로변에서도 피해가 많았다며 임도의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합니다
반면 산림청은 현장 접근이 어려워 산불 진화가 오래 걸렸다며 임도를 더 늘려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임상섭 산림청장/"접근을 위한 임도가 없고 진화대원의 이동을 막는 활엽수 낙엽층과 밀도가 높은 작은 나무, 풀들로 인해 진화인력을 현장에 투입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번 산청, 의성 산불을 계기로 무작정 임도부터 늘리기보다 임도와 산불의 상관관계를 포함한 임도의 효과에 대해 면밀한 검증부터 우선되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KNN 이태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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