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대전 한밭복싱체육관'
만큼이나 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체육관이
세종에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1975년 문을 연
조치원 권투체육관 얘긴데요.
각종 영화와 드라마, 광고
촬영장소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던 이 곳이
최근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 때문인지 류제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2000년 개봉한 송강호 주연의
영화 '반칙왕'
낡은 창고 같은 곳에서 레슬링 연습 하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는데, 바로 세종시 조치원읍에 있는 조치원 권투체육관입니다.
40여 편의 드라마와 영화, 뮤직비디오 촬영지로 유명세를 타며 관광 명소로 떠올랐던 이곳이 최근 사라질 위기에 놓였습니다.
지난해 토지 소유주와 분쟁으로 체육관 샤워실 건물이 철거됐는데, 지난 3월부터는 인근
재건축 공사장의 소음과 진동으로 건물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내부는 마룻바닥이 갈라지거나 내려앉은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양철 지붕은
떠받치는 빔이 떨어져나간 곳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재건축 공사장의 소음을 측정한 결과, 평균 68데시벨로 규제기준인 65데시벨을 초과한 상태.
▶ 인터뷰 : 강용덕 / 조치원권투체육관 관장
- "진동에 의해서 체육관이 조금씩 조금씩 노후된 부분이 떨어져 나가고 바닥이 깨지고 있고 내려앉고 있는 거죠."
6.25 전쟁 당시 미군 보급창고로 활용되다
1975년 문을 연 이후 많은 프로복싱 챔피언을 배출한 조치원 권투체육관.
코로나 사태로 회원수가 줄었는데, 건물마저
심각하게 훼손되면서 언제까지 문을 열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인터뷰 : 강용덕 / 조치원권투체육관 관장
- "공사 다 끝나고 다 떠난 다음에 2-3년 안에 이 체육관이 그때까지 유지하다 4년째 가서 우르르 무너지면 누가 책임 질 거고…."
하지만 세종시는 체육관이 무허가 건축물로 분류돼 있어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상탭니다.
▶ 인터뷰 : 세종시청 관계자
- "무허가 건축물이 맞아요. 허가가 안 난 건축물이라고 말씀 드리는 게 나을 것 같은데요. "
조치원의 역사를 간직한 건축물이 무관심 속에 무너질 위기에 놓인 가운데, 세종시가 체육관 건물을 매입해 근대문화유산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TJB 류제일입니다.
(영상취재: 황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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