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점유율을 놓고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이번에는 '꿈의 가전'으로 불리는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놓고 또다시 대립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성종훈 삼성전자 DA사업부 의류케어개발그룹장(상무)은 22일 서울 중구 태평로빌딩 기자실에서 연 미디어 브리핑에서 "내부 조사 결과 일체형 세탁건조기의 국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70%를 점유하고 있다는 데이터가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성 상무는 "점유율 70%는 당사 기준이고, 나머지 30%는 (경쟁사 제품인지) 잘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데이터 근거에 대해 '내부 검토 자료'라고만 설명했으나,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시장조사기관 GfK의 자료를 토대로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즉각 "국내 기준으로 최근 자체 추산한 자사의 (일체형 세탁건조기) 점유율은 55%에 달한다"고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LG전자는 "(55%는) 지난해 출시 이후 양판점 판매 등을 고려한 수치로 내부 판매 전략 수립 등을 위해 자체 조사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양사 모두 점유율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는 못했습니다.
양사가 밝힌 일체형 세탁건조기 판매량을 놓고 보면 지난해 2월 비스포크 AI 콤보를 출시한 삼성전자는 지난달 기준으로 출시 1년여만에 국내 누적 판매량 10만대를 돌파했습니다.
LG전자는 최근 세탁기와 건조기를 직렬 결합한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의 국내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다면서 일체형인 '워시콤보'를 포함한 복합형 세탁건조기 전체 누적 판매량이 110만대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대로 세탁부터 건조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일체형 세탁건조기가 인기를 끄는 가운데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사의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입니다.
앞서 작년에는 양사가 비슷한 시기에 일체형 세탁건조기를 출시하면서 건조시 소비전력과 건조방식 등을 두고 경쟁사의 제품을 겨냥해 우회적으로 비방하는 등 첨예한 신경전이 벌어진 바 있습니다. 당시 세제함 위치와 가격 전략 등을 두고도 견제가 이어졌습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점유율 근거로 추정되는 GfK의 데이터 신뢰성에도 의문을 표하고 있습니다. LG베스트샵과 구독 판매량 등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앞서 2023년에는 삼성전자가 GfK 수치를 인용해 1분기 국내 에어컨 시장점유율 1위(48.6%)라고 발표하자 LG전자가 "GfK에 공식적으로 제품 판매량을 공개한 적이 없다"며 반박하기도 했습니다.
양사는 최근 올레드 TV 점유율을 놓고도 한차례 신경전을 벌인 바 있습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지난달 7일 AI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사 올레드 TV 가운데 77인치 이상 모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60% 정도 된다"며 "대형 TV(올레드)에서는 국내 및 글로벌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의 자료를 근거로 내세우며 "실제 77인치 이상 올레드 TV 시장 내 삼성전자 점유율(1∼3월)은 LG전자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반박에 나섰습니다.
앞서 지난해에도 용 사장이 "77인치 이상 초대형(OLED)에서는 이미 경쟁사(LG전자) 점유율을 넘어섰다"라고 발언해 올레드 TV 점유율을 둘러싼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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