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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의약품 빼대 속 질소 위치, 이제 마음대로 바꾼다"

기사입력
2026-08-18 오전 00:07
최종수정
2026-08-18 오전 00: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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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피리딘 질소 원자 자리바꿈 신기술 개발
항암제·진통제에 적용 성공… 합성반응 수율 88%

국내 연구진이 의약품 합성에 널리 쓰이는 피리딘 화합물의 질소 원자 위치를 자유롭게 바꾸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분자활성 촉매반응 연구단은 홍승우 단장직무대행 연구팀이 피리딘 고리 안의 질소 자리를 원하는 대로 옮기는 '질소 원자 전위(N-atom transposition)' 합성법을 내놨습니다.

피리딘은 탄소 5개와 질소 1개로 이뤄진 육각형 고리 구조로, 다양한 의약품의 뼈대로 널리 활용됩니다. 문제는 질소와 주변 치환기의 상대적 위치 관계에 따라 약효와 분자의 물리화학적 성질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신약 개발 과정에서는 질소 위치만 다른 이성질체를 일일이 새로 합성해야 했습니다. 완성된 분자에서 치환기만 다른 자리로 옮기는 방법도 있었지만, 치환기의 종류에 따라 반응 조건이 달라져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적용이 사실상 불가능했습니다.

연구팀은 발상을 뒤집었습니다. 치환기 대신 기준이 되는 질소의 자리를 바꾸는 방식을 택한 겁니다. 외부에서 새 질소를 고리에 끼워 넣은 뒤 기존 질소를 떼어내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6원자 고리가 잠시 7원자로 늘어났다가 재배열되며 질소 위치가 달라진 새로운 피리딘이 만들어졌습니다. 동위원소 추적 실험을 통해 새로 투입된 질소는 고리에 남고, 기존 질소가 질소 기체로 빠져나간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새 기술은 단순한 구조부터 여러 치환기가 붙은 복잡한 분자까지 두루 적용됐습니다. 반응 조건을 최적화한 결과 이성질체 합성 수율은 최고 88%에 달했고, 반응물의 양을 10밀리몰(mmol)로 크게 늘린 실험에서도 74%의 수율을 유지해 대량 생산과 실용화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연구팀은 시판 중인 항암제 비스모데깁과 아비라테론 아세테이트, 소염진통제 에토리콕시브에도 이 기술을 직접 적용해 기존 골격은 유지하면서 질소 위치만 다른 새로운 약물 후보 분자들을 만들어냈습니다.

용매 종류에 따라 생성되는 이성질체 비율이 달라진다는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계산화학 분석 결과 용매마다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 장벽의 높이가 다르기 때문으로 나타났습니다. 용매 조절만으로 원하는 이성질체를 선택적으로 얻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홍승우 IBS 단장직무대행은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완성된 분자의 핵심 골격을 원자 수준에서 직접 편집해 물성과 약효 변화를 다각도로 탐색하고, 신약 후보 물질의 발굴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히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8월 18일 자로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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