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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국 참패 딛고 역전 드라마…신진서, 'RTX 3090 4장' AI 무너뜨렸다

기사입력
2026-07-21 오후 4:22
최종수정
2026-07-21 오후 4: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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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만 해도 성공이라더니" 신진서, 최고 사양 AI 상대로 11집 반 대승
1국 참패 뒤 완벽한 반격…현존 최강 AI 무너뜨렸다

바둑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이 바둑 인공지능(AI)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썼습니다.

신진서는 21일 서울 중구 한국경제TV 스튜디오에서 개최된 쎈수학·한경 기신전(棋神戰) 최종 3국에서 현존하는 최고 사양의 바둑 AI 카타고(KataGo)를 상대로 221수 만에 11집 반승을 거뒀습니다. 1국에서 초반 예상치 못한 수에 밀려 참패했던 신진서는 2국과 3국을 연달아 훔쳐내며 AI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 AI 이긴 신의 한 수…철저한 실리 전략

두 점을 먼저 깔고 대국에 임한 신진서는 18집 반이 유리한 상태에서 예상 승률 99%로 최종 3국을 시작했습니다. 카타고는 앞선 1, 2국과 달리 첫수로 좌상귀 소목에 착수했습니다.

AI가 이전과 다른 포석을 펼치자 신진서는 장고에 들어갔습니다. 2분여 동안 구상을 마친 신진서는 첫수로 우하귀 소목을 점령했습니다. 이어 카타고가 좌상귀를 두 칸으로 굳히자 신진서는 좌하귀 날일자로 맞서며 포진을 갖췄습니다.

대국은 중반까지 큰 난투극 없이 집을 챙기는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신진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복잡한 전투를 극력 피하고 집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전략대로 판을 짜 나간 신진서는 80수로 백돌을 압박하면서 상변에서 중앙으로 이어지는 거대한 흑 진영을 형성했습니다. 흑의 집이 확실하게 굳어지면서 승기는 신진서 쪽으로 크게 기울었습니다.

◆ 흔들리지 않은 '99% 승률'… 11집 반 차 대승

복잡한 싸움이 배제되면서 대국은 조기에 종반전에 들어섰습니다. 신진서는 승리를 확정 지었음에도 두 번, 세 번 계가를 거듭하며 신중하게 착수를 이어갔습니다.

지난 1국에서는 70수, 2국에서는 160수 만에 승률 99%가 깨지며 급격히 집 차이가 줄어드는 위기를 맞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국에서 신진서는 끝까지 99%의 승률을 굳건히 지켜냈습니다.

3시간 20여 분, 221수에 달하는 대혈투 끝에 계가한 결과, 신진서가 무려 11집 반이라는 큰 격차로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 AI 시대에 쏘아 올린 인간 두뇌의 희망

2점 접바둑이었음에도 당초 이번 대회를 앞둔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두웠습니다. 대다수 바둑계 관계자들은 신진서가 1승만 거둬도 대성공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신진서는 카타고와의 정밀한 수읽기 싸움 끝에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AI 시대 속에서도 인간 두뇌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신 9단은 "이세돌 선배가 알파고를 상대로 10년 전 이겼을 때보다는 부족한 승리지만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는 버틸 수 있다는 걸 보여드렸다"면서 "AI를 모방하는 것보다는 내 스타일대로 판을 까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다시금 확인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쎈수학·한경 기신전에서 신진서에게는 제한 시간 5시간과 30초 초읽기 1회가 부여됐으며, 카타고는 제한 시간 없이 매 수 20초 이내에 두도록 설정되었습니다. 대국에 사용된 카타고는 인터넷 바둑 플랫폼 타이젬이 그래픽카드 RTX 3090 4장을 병렬로 연결해 구축한 전용 시스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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