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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 아파트 부정청약 당첨자 무더기 적발 등

기사입력
2020-12-21 오전 07:56
최종수정
2020-12-21 오전 08:16
조회수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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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한 주 지역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사건사고들을 되짚어보는 취재수첩 순서입니다. 오늘도 김건형 기자와 함께 합니다. 수년째 청약광풍이 몰아친 지역 부동산 시장의 어두운 일면이 경찰 수사로 드러났더군요.} {리포트} 네, 아파트 청약에 당첨만되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웃돈을 챙길 수 있는 게 최근의 지역 부동산 시장이죠. 그러다보니 정말 집이 필요한 실수요자보다 투기꾼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데, 투기를 넘어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무더기로 덜미가 잡혔습니다. 청약가점을 높이기 위해, 또 각종 특별공급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서류를 조작해서 청약에 당첨된 이들이 경찰에 적발된 겁니다. 과거에도 장애인 특별분양을 받기 위해 장애인 명의를 헐값에 빌려 한 몫을 챙긴 브로커들이 여러 차례 잡히곤 했는데요, 이번엔 위장결혼까지 동원됐습니다. 다자녀 특별공급에 당첨되기 위해 자녀 4명이 있는 여성과 허위로 혼인신고를 한 사람이 적발됐구요, 뱃속의 태아도 자녀로 인정되는 점을 노려서 임신 진단서를 위조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앵커:정말 점입가경이군요. 그래서 그 사람들, 도대체 얼마나 돈을 챙긴거죠?} 엄밀히 말해서 실제 당첨된 사람들이 챙긴 돈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이 건당 2백만원에서 많아야 천만원정도 수고비를 받고 일종의 연기자 역할을 한 것이구요, 실제 수익은 이러한 작업을 알선하고 지시한 브로커 일당이 챙겼습니다. 40명 정도가 부정당첨된 것으로 확인됐는데 분양권 한 개당 1억5천만원 정도의 프리미엄을 받은 것으로 계산하면 전체 수익은 60억원대로 추산됩니다. {앵커: 그렇다면 부정당첨된 사람들 가운데 실제 아파트에 입주한 사람은 전혀 없겠군요?} 4년전에 분양이 이뤄진 해당 아파트는 지난해 입주가 이뤄졌는데요, 부정당첨된 사람 가운데 아파트에 사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습니다. 해당 아파트는 분양당시 45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여 그해 부산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전체 250여세대 가운데 40세대가 부정당첨이었던 겁니다. {앵커: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들은 정말 분통터질 일인데, 그렇다고 지금 와서 당첨취소를 하는 것도 힘든거 아닌가요?} 현행법상으론 부당한 방법으로 청약당첨되면 당연히 그 계약은 취소됩니다. 사업주체는 현 거주자에게 입주금과 이자상환 금액을 돌려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미 웃돈을 주고 분양권을 구입해 입주까지한 선량한 매수자들 입장에선 날벼락일 수 밖에 없는 노릇이죠. 분양 직후 5억원 정도이던 아파트의 현재 시세는 11억원을 넘었으니까요. 관할구청은 입주자들의 민원을 취합해 계약 취소 결정권을 가진 국토부에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이번 수사 역시 국토부가 의심사례를 사후에 인지해서 수사의뢰했다고는 하지만 애초에 분양 당시부터, 적어도 준공 이전에는 부정청약을 확실히 걸러내는 조치가 필요해보이군요. 다음 소식 짚어보죠. 항상 여러 위험에 노출돼있는 소방관들의 건강에 관한 연구가 처음 이뤄졌다는 소식이군요.} 소방관들은 유독가스를 내뿜는 화염과 사투를 벌이고 때론 그 속으로 뛰어들어 소중한 생명을 구합니다. 유독가스 흡입을 막는 장비를 착용한다지만 그 장비나 차량에 묻은 유독물질들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근무환경에 놓여있는데요. 실제 얼마나 위험에 노출돼있는지 조사를 해봤더니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소방차에선 일반차보다 25배나 많은 유해물질이 확인됐고, 혈액이나 소변 속 유해물질 농도 역시 일반인의 12배 이상이었습니다. {앵커: 어찌보면 당연히 예상가능한 문제인 듯 한데 그렇다면 여태까진 이런 근무환경에 대한 연구조사가 없었단 얘기인가요?} 정말 놀랍고도 애석하지만 그렇다고 합니다. 대한민국 소방 창설 이래 이런 연구는 처음입니다. 당연히 독성 화학물질에 빈번히 노출되는 만큼 폐암이나 혈액암 등 각종 직업성 질병에 걸릴 확률도 높을 것이란 추정이 가능할텐데요, 하지만 소방관들이 그런 질병에 걸려도 그것이 업무환경 때문이라는 근거를 당사자가 직접 입증해야하는 처지입니다. 제대로 된 조사나 연구가 없었기 때문이겠죠. {앵커:참 놀라운 사실인데 이제야 첫 연구가 이뤄졌다니 앞으로는 전국적으로, 또 장기적으로 모니터링이 이뤄져서 명확한 근거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군요.} 그런데 위험에 노출돼있는 직종은 또 있습니다. 바로 교통경찰관인데요, 지난주 퇴근길 교차로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한 20대 경찰관이 승용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해당 경찰관은 병원으로 옮겨져 뇌수술을 받았지만 며칠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요, 경찰 임용 4년만에 6차례나 표창을 받을 정도로 성실했던데다 불과 몇 달 전 결혼을 한 새신랑이기도 해서 더 큰 안타까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6월엔 한 50대 경찰관이 음주단속을 거부하는 차량에 매달려 1km 가량을 끌려가다 도로에 떨어지는 일도 있었는데요, 사고 이후 두통을 호소하던 경찰관은 결국 2개월여만에 쓰러져 뇌수술을 받았는데 아직도 의식이 돌아오지 못한 채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앵커:오늘 얘기를 듣고 보니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자신들의 안전을 뒤로 하는 경찰관과 소방관에 대해 다시금 많은 생각을 갖게 됩니다.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 듣죠. 지금까지 취재수첩 김건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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