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LG 감독이 두 팔을 들어 'X'를 그리자, 1루 주자 박해민도 같은 동작을 했습니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사령탑의 마음을 선수가 이해했습니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를 치르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염 감독은 하루 전 '3회에 도루 금지 사인'을 냈던 장면을 떠올리며 "내가 감독 생활을 시작할 때 김경문 현 한화 감독님께 '상대에 대한 배려'를 배웠다"며 "나름의 기준을 세우고 불문율을 만들었는데, 어제가 그런 상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염 감독은 9일 한화전에서 3회말 선두타자 박해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자, 박해민을 향해 X를 그렸습니다.
박해민도 X를 그리며 '도루하지 않겠다'는 사인을 보냈습니다.
당시 LG는 1회와 2회 3점씩을 뽑아 6-0으로 앞섰습니다.
염 감독은 "내가 도루를 금지하는 시점이 6점 또는 7점 차로 앞설 때"라며 "더 정확하게는, 우리가 불펜 승리조를 내지 않고 이길 수 있는 상황이다. 내가 감독 생활을 하는 동안 선수단에 '도루 금지' 사인을 낸 경기에서 역전패한 적이 없다. 그래서 '도루 금지 불문율의 기준'이 더 굳어졌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LG에서 3년째 선수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우리 선수들도 불문율을 지킬 때가 언제인지 잘 안다"며 "어제 박해민도 바로 이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3회부터 도루를 하지 않았던 LG는 필승조를 쓰지 않고, 8-1로 승리했습니다.
염 감독은 "지난해 6회에 5점 차로 앞섰을 때 번트 사인을 냈는데, 상대가 위협구를 던졌다. 그때는 우리 팀 타격, 불펜진을 봤을 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당시 상대 팀 감독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는데, 지금은 오해를 풀고 잘 지낸다"고 비화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LG는 상대를 자극하지 않고도 순위 싸움을 벌이는 한화와의 주말 3연전에서 먼저 2승을 챙겼습니다.
염 감독은 "야구는 언제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른다"고 경계하면서도 "주장 박해민, 오지환, 박동원, 김현수, 김진성 등 고참들이 개인 성적이 안 좋을 때도, 더그아웃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실하게 했다. 솔선수범한 고참들 덕에 6월에 7승 1무 10패로 부진했는데도 이렇게 반등했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했습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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