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해 의사면허 자격이 정지된 의사가 주사기에 주사액이 없었다며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패했습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이정원 부장판사)는 최근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습니다.
충북 청주시에서 병원을 운영하던 A씨는 2021년 8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해 내원한 환자의 팔에 앞선 다른 환자에게 사용한 주사기의 바늘을 찔렀습니다.
복지부는 2023년 7월 A씨가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 금지'를 규정한 의료법 4조 6항을 위반했다며 3개월의 의사 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의료법에서 금지하는 '주사기 사용'은 주사액을 환자 몸 안에 주입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자신은 주사액이 채워져 있지 않은 빈 주사기의 바늘을 환자의 팔에 찌른 것에 불과해 의료법을 위반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의료법 규정 취지는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으로 인한 감염 등으로 생명과 건강에 위해가 발생할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A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주사기에 주사액이 들어있었는지 여부, 주사액을 주입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따른 감염의 위험 등을 다르게 평가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사기 재사용이 단순 실수라는 A씨 주장에 대해서도 "행정법규 위반에 대해 가하는 제재 조치는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해 가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하더라도 부과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고도의 전문지식을 갖추고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의사의 사회적 지위, 의료행위가 국민 건강과 공중의 위해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에 비춰 진료행위와 관련해 의사에게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가 요구된다"며 "이 사건 처분이 지나치게 과중해 사회 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처분권자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TJB 대전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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