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중부를 강타한 태풍 ‘갈매기’로 최소 27명이 숨지고 40만 명에 가까운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필리핀 민방위 당국에 따르면 ‘갈매기’는 4일(현지시간) 세부주를 비롯한 중부 지역에 상륙해 시속 130㎞의 강풍과 최대 시속 180㎞에 달하는 돌풍을 동반했습니다.
세부시 일대에는 하루 동안 183㎜의 폭우가 쏟아지며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따라 세부주에서만 21명이 숨졌고, 인근 보홀주에서도 한 남성이 강풍에 쓰러진 나무에 깔려 사망했습니다.
민방위 당국은 “확보된 정보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망자는 익사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세부 주민 돈 델 로사리오(28)는 “물이 너무 빨리 불어 새벽 4시쯤에는 이미 통제 불가능한 수준이었다”며 “28년 동안 이곳에 살았지만, 이번이 가장 심각했다”고 AFP 통신에 밝혔습니다.
필리핀적십자사 그웬돌린 팡 사무총장은 “지붕 위나 집 안에서 구조 요청이 쏟아지고 있지만, 잔해가 너무 많고 차량이 떠다녀 접근이 어렵다”며 “홍수가 잦아들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피해 지역으로 구호 지원에 나섰던 필리핀 공군 소속 슈퍼 휴이(Super Huey) 헬기가 남부 민다나오섬 아구산델수르주에서 추락해 탑승자 6명이 모두 숨졌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필리핀군은 “기체 잔해와 시신을 모두 수습했으며, 추락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기상 당국은 향후 24시간 동안 저지대와 해안 지역에 최대 3m 이상의 폭풍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가 인명 피해를 경고했습니다.
당국은 태풍 상륙 전 미리 약 38만7천여 명의 주민을 대피시켰으며, 이날 하루에만 300여 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습니다.
‘갈매기’는 5일 오전 남중국해를 지나 베트남 중부 지역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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